어제부터 아이폰4의 안테나 문제에 대한 기사가 나오자 마자, 정작 그 안테나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저멀리 제쳐 두고 애플이 그렇게 대처해선 안된다는 식의 이야기와, 뜬금없이 삼성에 비하면 양반이라는 식의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두 조류의 이야기들이 다 부질없는 설레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두가지 반응의 동기는 전혀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첫번째, 애플의 해명은 전해지는 것과는 달리 제품의 결함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들 제품은 완벽하고, 다른 핸드폰들도 그런 식의 자세나 위치변화에 따라서는 수신율이 얼마든지 달라진다는 이야기죠. 실재로, 예전에 수신감도 면에서 아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삼성 애니콜도 그런 증상 나옵니다. 아이폰 나오기 전까지 애니콜 갖고 있던 제가 직접 겪어 봤거든요. 오른손으로 드느냐 왼손으로 드느냐, 책상에 놓느냐 통화를 위해 손에 드느냐로 감도 차이가 극단적으로 나는 경험은 다들 생각하는 것처럼 희귀한 현상도, 고장증상도 아닙니다.

그런 증상이 그야말로 어디를 가던 시도 때도 없이 나와서 실사용에 불편하면 그거야 말로 고장이나 결함이라고 할 만 하겠죠. 그런 조건을 지키지 않고 그냥 고장이나 결함이라고 말하면, 지난 10년 넘게 써왔던 제 애니콜 핸드폰들도 다 결함제품입니다.

직접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써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지금부터 기정사실화 해서 말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정작 중요한 건, 애플3gs에 비해 수신감도가 더 형편없어지거나, 앞서 지적되고 있는 그런 편차가 더 뚜렷하게 존재하는지 여부여야 겠지요. 클리앙에서 언급된 기사 하나를 보겠습니다.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news&wr_id=919808

이 출처에서 말하는 것처럼, 지난 수년동안 예전세대 아이폰으로는 수신이 되지 않는 지역에서 아이폰4는 훌륭하게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언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최소한, 이런 현상이 아이폰4의 일반적인 현상은 절대 아니고, 아이폰4의 수신감도는 확실하게 예전세대의 것 보다 훨씬 비약적으로 좋아진 게 팩트라는 건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걸 인정하고, 해당 사례들이 정말로 기기의 개별적인 결함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려면 각각의 사례별로 검증을 해야만 진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같은 통신사에 가입된 다른 핸드폰, 특히 이전세대의 아이폰들을 가지고서 이런 현상이 나오지 않고 잘 통화가 되는지를 확인해 봐야 하는 거죠.

그걸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런 개개인의 주관적인 입장을 그대로 인용해 와서 애플제품의 신뢰도를 논하는 건 설레발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그런 식의 적절해 보이지 않는 성급한 주장들에 대해 반대를 한답시고 난데없이 삼성을 꺼내는 것 또한 신중한 태도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논의가 완전히 산으로 가버려서, 정작 그런 주장의 성급함과 오류를 지적하는 데 집중하지 못하고 진영싸움처럼 흘러가 버리게 되니까 말이지요. 저는 삼성을 싫어하고 실재로 삼성제품 불매운동을 하고 있지만 저런 주제까지 끌어와서 삼성에 대한 비호감을 표명하는 행동은 토론이 아니라 시위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위를 하는 건 나쁜 게 아니고 삼성에 대한 비호감은 매우 좋은 주제거리가 맞지만, 시위를 하려면 적절한 방법과 대상을 잡아서 해야하지 않겠어요?

해당 글을 올리는 사람이 삼성과 직접관계인이라는 확증이 있다면 몰라도, 그런 것이 아닐진데 그 글의 잘못된 점, 오류를 지적하는 게 더 적절한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쓰다 보니, 결국 저도 제목의 아이폰4와는 전혀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하게 되었군요. 그러나, 정작 수많은 글과 댓글들이 아이폰4는 온데간데 없이 서로의 심중에 품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전략적인 글쓰기를 하다보니 저 또한 그렇게 제목과는 동떨어진 결론으로 가게 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그래도 설레발은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