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검사] 에서 가장 중요한 것

요즘 건강검진에는 어지간하면 다 들어있는 게 초음파영상진단입니다.

실재로 간이나 콩팥, 췌장이나 갑상선쪽의 문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초음파영상은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적인 검사로 자리잡은 지 꽤 오래되었죠. 초음파는 다른 CT나 MRI같은 영상장비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싸고 많이 보급되어 있는 데다가, 방사선피폭이나 심리적인 압박감 없이 시행할 수 있는 친근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냥 친근하고 널리 시행되는 초음파영상도 뚜렷한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 초음파는 공기를 만나면 더이상 진행을 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배 안에 가스가 있으면 영상의 질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고, 사람이 직접 손으로 움직이면서 영상을 체크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음파영상을 시술하는 사람의 지식과 숙련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죠. CT나 MRI는 어느정도 질관리(QC)가 된 장비라면 어떤 영상의라도 큰 편차없이 일치되는 판독을 하는 게 가능하지만, 초음파는 누가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 카톨릭대 의과대학에서 이런 시술자에 따라 초음파영상의 판독결과가 어느정도까지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문이 나왔는데요, 시사하는 바가 크더군요.

갑상선결절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 있는 흔한 임상상황이지만, 이걸 모두 치료해야 할 병이라고 하기가 어려운 게, 전체 성인 남녀를 아무나 잡고서 갑상선 초음파를 시행하면 절반 조금 못되는 비율로 갑상선결절이 나오거든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 40세가 넘은 분들의 둘 중 하나는 갑상선결절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그러나, 그런 흔한 결절들 중에 9-15% 정도는 악성결절이어서, 수술을 하지 않고 놔두면 결국 갑상선암이 되어서 곤란한 일들을 많이 겪게 되기 때문에 초음파영상을 통해 이런 악성결절을 가려내는 게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악성결절들은 대게가 윤곽이 매끈하지 못하고 삐죽삐죽 가시가 돋혀 있거나 초음파영상에서 매우 균일하고 검게 보이던지, 결절 안에 아주 가늘고 고운 칼슘덩어리들(석회화라고 하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양상들이 관찰되면 가만 놔두고 몇개월 후에 크기나 모양이 변하는지를 보기 보다는 곧바로 조직검사를 실시해서 악성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카톨릭대학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보면 설령 전문의들이라 하더라도 100% 완벽하게 초음파영상을 똑같이 판독하는 게 아니더라는 거죠. 이거야 초음파 탐촉자를 몇번이라도 잡아본 적이 있는 의사들이라면 당연하게 여기는,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겠지만 상당히 많은 케이스를 접하고 숙련도라면 더이상 꿀릴 게 없는 경험많은 전문의들 사이에서 조차도 같은 환자를 두고 서로 다른 결론을 내는 경우들이 간혹 나오더라는 겁니다.

물론,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의들의 편차가 말년차 전공의나 저년차 전공의들 보다는 압도적으로 낮다는 것도 중요한 데이터긴 합니다. 또한, 두 번 이상 검토를 거쳤던 경우에선 다섯명의 전문의가 모두 100% 일치된 판독소견을 냈다는 것도 초음파검사를 신뢰하게 만드는 인상깊은 데이터 겠구요.

이렇게 영상의학과 전문의과정을 마친 사람들 조차도 비교적 쉽다고 알려져 있는 갑상선초음파영상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고민을 해야만 신뢰할만한 일관성을 갖추게 되는 것이고, 전공의라 할지라도 얼마나 많은 환자를 접하고 공부를 했느냐, 또는 얼마나 오랫동안 수련을 했느냐에 따라 일관성이 차이가 난다는 점은 CT나 MRI와는 전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카톨릭대학에서 이런 논문을 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나라의 좀 답답한 현실에까지 생각이 닿게 되어 씁슬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상당수 많은 병의원에서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나 전공의가 아닌, 다른 과 의사나 아무런 임상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방사선과 기사들이 갑상선초음파를 비롯한 초음파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불법이 아니고, 단지 추가적인 수가를 받지 못하는 정도의 불이익만 있기 때문에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안쓰고 알아서 초음파를 하는 게 차라리 수지가 맞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이 초음파를 하면, 악성결절의 특징이 하나라도 있는지 고민을 한다던지, 그런 특징들에 대해 기술을 한다던지 하는 건 생각하기가 힘듭니다. 당장 그럴 능력이나 지식도 없지만, 결절이 있기만 하면 무조건 조직검사부터 하고 보거나, 결절이 있으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말만 해주고 말기 때문입니다. 제일 나쁜 경우는 한의원에서 갑상선초음파를 하는 경우죠. 이 경우는 두 말 할것 없이 약침요법으로 들어갑니다. 약침요법이라는 게 한의원에서는 상당히 유행을 하는 것 같고, 홍보하는 내용을 보면, 결절이 악성이든 양성이든 알아볼 필요도 없이 약으로 녹여내기만 하면 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현대의학에서는 아직도 갑상선결절을 어떤 기준을 가지고 대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정확하게 잡혀있지조차 않은 상황인데, 한의사 분들 중 일부는 아주 확신을 가지고 약침요법을 하면 다 치료가 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 같더군요. 이게 정말 위험해 보이는 이유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갑상선 결절은 정말 흔한데 비해, 그 중 정말로 수술을 해야하는 악성결절은 드물기도 할 뿐더러 조직검사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정확하게 알 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악성결절은 결절 전체가 악성 암세포로 가득 찬게 아니라, 극히 일부분에만 암세포가 국한되어 있는 경우들도 상당하기 때문에, 실재로 조직검사에서 악성으로 안나오는 경우도 있고, 한의원에서 하는 약침요법이 되었든, 병원에서 하는 소작술이 되었든 악성세포를 100% 확실하게 절멸시켰다고 확신할 수도 없습니다. 갑상선암이 원래 느리게 퍼지는 암이긴 하지만, 어쨋던 나중에 갑상선암으로 재발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 거죠.

환자가 공연히 부담해야 하는 조직검사의 고통을 최소화 하고, 정말로 악성결절이었을 경우 가장 부담이 적은 치료법으로 가장 좋은 치료경과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처음 시행하는 갑상선초음파진단에서 결절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관찰하고 기술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는데도, 이런 것에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갑상선초음파를 하고 있는 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시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갑상선초음파는 모든 초음파진단들 중에 가장 간단하고 부담없어 하는 검사입니다. 이런 기본적이고 쉬운 부위의 초음파진단도 시행하는 사람의 경력과 지식, 그리고 숙련도에 따라 이렇게 신뢰도가 달라질 수 있고, 때에 따라 위험한 일을 초래할 수 있는데, 많은 이들이 어려워 하는 복부초음파영상은 두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규모가 큰 대학병원이나 대형 종합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나 전공의가 초음파진단을 하지 않고 방사선 기사에게 맡기고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여러분들도 초음파검사를 하러 혼 분이 당연히 의사이거나, 영상의학과 전문의, 아니면 전공의라 지레 믿지 마시고, 꼭 신분을 물어보시길 권해 봅니다. 그것이 자기 돈 내고 하는 건강검진 서비스를 알차게 받을 수 있는 한 방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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