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단연 알버트 아인슈타인일 겁니다.
그러나,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여러명의 라이벌이 있었으며, 어떤 이에게는 열등감과 시기심을 품었던 적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원래 아인슈타인은 수학에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친구인 그로스만의 야마집이 없었다면 수학과목에서 낙제되어 취리히 공대를 졸업하지 못했을 거라고 합니다. 훗날, 아인슈타인이 특허청에 근무하면서 최초로 연구성과를 내서 박사학위를 따고 학계에 이름을 내게 되던 때에도 그로스만이 수학부분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논문을 쓸 수 없었을거라고 하지요.
또한, 마이켈슨-몰리가 에테르를 입증하려는 실험을 시도한다는 말을 듣고 아인슈타인도 곧장 이 분야에 뛰어 들지만, 비슷한 연배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과학자(이름을 까먹었네요)에 존경과 함께 시기와 열등감을 느꼈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학자는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는데,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기억이 안나네요.
실재로 아인슈타인이 과학자로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또 눈부신 업적을 내기 시작한 건 이런 라이벌에 대한 경쟁심이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부터라고 합니다. 그 후로도 아인슈타인은 닐스 보어와 상당한 대립각을 세우며 경쟁을 했죠. 저는 개인적으로 아인슈타인 보다는 보어가 더 대단한 업적을 남긴 진짜 거두라고 생각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만든 사람이지만, 고전물리학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더 강했던 것 같거든요.
이 세상에 어떤 머리좋은 사람이나, 창의성으로 가득 찬 두뇌를 소유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를 도와주는 사람이나 방향을 잡아줄 어떤 계기, 그리고 서로 능력을 끌어내어 줄 라이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역사를 봐도 우리가 천재라고 불러줄 만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만들어진” 측면이 더 압도적었습니다.
태어나면서 부터 아이큐가 엄청나게 높은 사람들은 간혹 있지만, 그런 사람들의 업적이 우리가 “수재”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그것을 압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또 한사람이 모짜르트인데요, 불과 12살의 나이에 오페라를 작곡했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천재가 아니냐 할 수 있지만, 역사기록이 과장되고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배제는 할 수 없다고 봅니다. 모짜르트의 아버지가 어렸을 때 부터 얼마나 아들에게 정성을 쏟았는지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모짜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드 모짜르트도 “장난감 교향곡”을 작곡했을 정도로 음악성이 뛰어난 작곡가였고, 12살 모짜르트의 오페라 작곡에 어느정도 도움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니까 말이죠. 이를테면, 모짜르트는 우리 시대의 타이거우즈와도 같은 인물이라고 보면 될겁니다. 어렸을 때부터 권위적이면서도 전적으로 관심을 쏟는 아버지의 훈육에 의한 영재교육의 가장 훌륭한 결과물이라는 거죠.
결국, 모짜르트도 만들어진 천재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진정한 천재가 없다고 주장해 봐야 의미가 있는 건 아닐 겁니다. 유전자에 의한 불평등에서 환경에 의한 불평등으로의 전이일 뿐, 불평등이라는 것 자체는 달라진 게 아닐테니까요.
그래도, 우리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점은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방향으로 충분한 열정을 쏟는다면 우리가 기대했던 것 보다도 훨씬 큰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걸 겁니다. 인류의 역사를 단번에 바꾼 위대한 발견을 한 이들 중에는 빌헬름 콘라드 뢴트겐 같이 천재와는 180도 거리가 먼 평범하지만, 학문을 사랑했던 학자들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 p.s. –
사실, 천재라는 단어의 정의가 부정확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정의를 임의대로 정해서 쓰기도 하지요.
신동이라는 단어, 즉 prodigy라는 단어는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전학적으로 어떤 특정한 작업에 있어서 탁월한 재능은 보이는 아이들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신동이 천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신동들이 보이는 그런 재능들이 곧바로 우리들이 찬사를 보내는 특정분야에서의 위대한 업적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게다가, 그런 신동이라는 것도 아버지나 어머니가 육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람들이 아인슈타인을 천재라고들 하지만, 그 천재라는 단어 속에는 태어나면서 부터 유전학적으로 결정된 재능을 상정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건 틀렸다는 게 제 글의 주된 요지였습니다.
모짜르트의 경우도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만, 모짜르트의 음악적인 재능도 아이 적에는 단지 뛰어난 기억력과 청음능력이라는 단순한 IQ의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그걸 “음악적 재능”으로 완성시켜서 신동이라고 불리게 만들어 준 건 어디까지나 아버지인 레오폴드 모짜르트의 공이었다는 거구요.
일반적인 학습과 평이한 상황 속에서 이런 작은 지적 특이성을 가진 이들이 우리가 천재라고 받아들이는 이들이 보여주는 업적들을 생산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