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공매도에 대한 생각

지난 리먼사태로 촉발된 세계적인 불황에 호응이라도 하듯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만수의 삽질로 시작해 1000포인트 밑으로 밀렸었습니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들어와서 우리 주식을 사기 시작한 게 이 때 쯤입니다.

지금은 2000포인트로 올라갔습니다. 산술적으로 보면 두 배 남는 장사지만, 그 동안 원화가치가 올라간 걸 생각하면 세배에서 네배가 남는 장사일 겁니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서 그 동안 챙겼던 막대한 배당수익을 더하면 그 이익율은 최대 대여섯배 까지도 상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것도 모자라서 공매도를 통해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기고 있습니다. 오늘 형성된 주식 가격으로 주식을 팔았다가, 이틀 뒤에 형성된 주식 가격으로 주식을 사서 채워 넣는 공매도는, 그 이틀의 기간 동안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 떨어질 수록 막대한 이윤을 보장해 주는 거래방식입니다.

그러나, 마냥 이런 외국인들의 공매도에 분노를 하고,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만 끝내는 건 너무 피상적인 접근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공매도라는 건 결국 자기가 판 주식의 수량만큼을 며칠 후에 다시 사거나 보유하고 있는 중에서 채워넣어야만 하는 거래방식입니다. 이런 식의 거래에서 가장 위험한 돌발변수는 그 며칠 후에 주식의 가격이 크게 올라서 울며 겨자먹기로 어떤 가격으로든 올라간 주식을 사서 메워야 하는 상황일 겁니다. 그걸 공매도 실패라고 말하고는 합니다만, 공매도에는 어떤 경우건 이런 공매도 실패의 리스크가 동반되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식시장에서는 이런 공매도 실패에 대해 외국인들이 두려워 하고 있다는 정보가 전혀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우리 주식시장이 개방되어 있고, 시장의 크기가 작다고 해도 대주주가 나서서 이런 공매도 세력들을 물먹일 생각을 하면 얼마든지 본때를 보여줄 수가 있을 겁니다. 실재로 공매도 실패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들 중에는 뜨내기 투자자들 뿐 아니라, 몇천억 대의 자산을 가진 부자들도 있습니다. 세계 100위 권 안에 들던 갑부였던 독일인 아돌프 메클레도 공매도 실패로 인해 자살을 했다는 기사가 포털 검색을 해보면 떠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공매도 실패에 대한 사례나 경각심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건, 문제의 핵심이 외국인들에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주식시장에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증폭시킵니다.

최근 외국인의 공매도로 인해 폭락한 종목들 중 상당수가 칠공주니 사대천왕이니 이런 이름들로 명명되어 왔던 랩어카운트에 의해 주도되어 왔던 종목들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서 그런 의문들에 대한 해답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외국인들이 공매도로 장난을 쳐도 공매도 실패로 반격할 수 있을만한 주체인 대주주나 기관투자자가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구도에는 이 랩어카운트라는 복병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랩어카운트 회사들은 자기들이 가진 자산이 아닌 고객들이 맡긴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합니다. 그런데, 그런 투자 종목이 소수로 제한되어 있고, 해당 종목에서는 상당히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떨어지면 고객들이 손절매를 위해 계좌를 해지할 수 밖에 없으므로, 해당 주식을 팔아서 돈을 돌려주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되면, 가격방어는 커녕 오히려 주가의 폭락을 부채질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랩어카운트 회사들이 많은 지분을 투자한 종목일 수록, 대주주나 기관투자자들이 외국인들의 공매도 실패를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은 0%에 수렴할 수 밖에 없으므로 공매도는 한없이 안전한 수익창출의 수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연결되는군요.

문제는,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 크게 증폭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주가가 2000선을 뚫고 더 떨어지게 되면 투자자문사들의 랩어카운트 계정들이 어쩔 수 없는 손절매를 시작하게 될 거라는 분석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분위기 같더군요. 이런 수급구도가 일단 형성되고 나면, 나쁜 재료는 언제나 반영되고, 좋은 재료는 절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그런 장세가 계속될 겁니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확률이 실재로는 얼마가 되든, 그건 주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수급구조를 숨기기 위한 변명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주가가 떨어지면, 환율이 올라가고, 이미 금리 인상시기를 놓친 상황에서 물가는 더욱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밖에 없겠죠. 단순한 주가전망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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