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보웬의 충동서핑 실험

오늘이면 완독을 하게 되는 켈리 맥고니걸 저 “왜 나는 항상 결심만 할까?”라는 책 안에는 워싱턴 대학교 중독행동 연구센터 연구진인 사라보웬이 실행했다고 알려진 실험에 대해 인용이 되어 있습니다.

실험 내용이라는 게 거의 고문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이라 읽어가면서도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추기가 어렸웠는데, 대충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1. 한 번에 12명의 지원자를 뽑는데, 이들은 모두 금연을 시도했었지만, 결국에는 금연에 실패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 모두 아직도 금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품고 있다는 걸 확인한 상태입니다. 이들은 모두 12시간 이상 담배를 참도록 하여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상태였음에도, 실험에 협력하기 위해 참아야 했으며, 12명의 지원자들은 한 번에 한 명씩 도착하도록 했기 때문에, 이들은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도착할 때 까지 계속 담배를 참고 있어야 했습니다.

2.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의 담배 한 갑을 비닐을 뜯지 않은 채로 가져오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대화할 수 없었고, 답안을 작성할 연필과 종이만 지급받은 상태입니다.

3. 실험이 시작되자 이들은 모두 자기가 가져온 가장 좋아하는 그 담배를 꺼내어서 쳐다보도록 지시를 받습니다.

4. 10분 동안 담배를 쳐다본 이들은 담배갑의 비닐을 벗기라고 지시받습니다. 뒤이어 담배갑을 뜯고 열라는 지시를 수행하게 됩니다.

5. 그 다음 몇 분 후에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고 냄새를 맡아보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6. 몇 분 후 이번에는 그 담배 한개비를 손가락에 끼어보라고 합니다.

7. 그 몇 분 후에는 그 담배를 입에 물어보고, 또 몇 분 후에는 제공된 라이터를 담배 옆에 놔두는데, 불을 붙히지는 말것을, 그 몇 분 후에는 그 담배에 불을 붙히되 저만치 떨어뜨려 놓게 합니다.

8. 마지막에는 그 불이 붙혀진 담배를 빨지는 말고, 코 앞에서 냄새만 맡아보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실험에 걸린 시간이 한 시간 30분이었다고 합니다. 이 쓰라린 한 시간 반 동안의 경험을 마치고 나서야 실험에 참가한 지원자들은 비로서 밖으로 나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이제 남은 임무란 앞으로 2주일 동안 얼마나 담배를 피우는지, 그날 그날의 기분과 흡연충동의 강도는 어느 정도였는지를 주어졌었던 연필과 종이로 기록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런 끔직한 담배지옥에 노출된 이들 사이에는 대조군과 실험군의 차이가 존재했는데, 대조군은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던 반면, 실험군에는 “충동서핑”이라는 기술을 교육받게 했던 겁니다. 충동서핑이라는 게 뭐냐면 자신의 마음 속에 일어나는 열망과 충동, 즉 담배를 피고 싶다는 흡연욕구를 억지로 억제하거나 다른 식으로 바꾸려 하지 말고 그런 충동이 일어나는 과정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들여다 보는 겁니다.

사람의 마음에 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들을 애써 억제하려 들면 오히려 그런 생각들이 계속 떠오르게 되는 역설적인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오히려 그런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수용하게 하자는 거지요.

이들 실험군은 담배를 피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마다 그런 충동을 바다의 파도라고 상상하도록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강렬하게 올라오지만 결국에는 파도는 사라지기 마련이니 그 파도와 싸우지도 않고, 굴복하지도 않고, 그냥 그 파도를 타는 모습을 상상하기로 한 겁니다.

실험 결과, 이들 충동서핑 기술을 습득한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흡연량이 37퍼센트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중독에 맞설 때 가장 위험한 순간,,, 즉 기분이 나빠지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더욱 유혹에 굴복하기 쉬워지는 경향 또한 확연하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즉 스트레스만 받으면 담뱃불을 당기는 바로 그 습관이 고쳐진 겁니다.

내면을 괴롭히는 어려운 경험, 그 경험으로 인해 생기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은 부정하고 억압하는 것 보다 수용하고 관조하는 것이 훨씬 극복하기 쉽다는 사실로 부터 우리는 “의지력”이라는 인간의 능력이라는 것이 참고 누르고 억제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억지로 참고 누르려다 보면 오히려 우리 안의 절제력이 바닥을 보이는 그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충동의 홍수 속에 빠져 유혹에 굴복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당분이 많은 과자에 중독된 사람들이 억지로 과자 먹는 걸 참다 보면 우리 안에 경계경보를 담당하는 감시자가 계속 이런 싸인을 보내게 될 겁니다.

”위험!, 위험! 쿠키가 선반 위에 있어! 쿠키 좋아하잖아! 어 지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거야? 비상! 쿠키를 조심하라! 쿠키! 쿠키! 쿠키! 쿠키! 쿠키”

내 안의 자아를 속이거나 억압하려고만 하다 보면 이른 감시자의 목소리에 결국은 “나는 원래 쿠키를 좋아했잖아, 이렇게 쿠키 소리가 우렁차게 울리는 걸 봐바,,,” 하는 유혹의 목소리에 질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의지력이란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용기”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충격적인 상황에 직면에 분노에 휩싸이고, 그런 분노에 싸인 자신을 보면서 죄책감과 자책감이 들댜 보면, 어느덧 이렇게 감정에 휩싸인 자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단 덮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반응하다 보면 이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도착적인 행동이나 집착, 중동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충동서핑 기법은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자신의 분노를 누르려 말고, 그 분노를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며 관조하되, 다만 그로 인해 어떤 파국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만 주의하는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분노는 슬픔으로, 슬픔은 다시 평정으로 긴 시간에 걸쳐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 억누르기 힘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상황에 괴로워 하고 있거나, 끊기 힘든 어떤 중독 때문에 이것에 맞서겠다 마음먹은 분들, 특히나 다이어트를 시도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충동을 수용하되 행동에 이르는 것만은 자제하겠다는 충동서핑 실험은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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