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담인데, 크레마샤인이 리디북스 책을 읽기는 정말 딱이네요. 한 달 반인데 벌써 6권 책을 읽었습니다. 정말 책 읽는 맛이 쏠쏠하네요.
오늘 읽던 책을 다 읽고 나서 경제관련 책으로 읽을만한 게 뭐가 있을까 뒤져보다가 인구학의 관점으로 경기전망을 하는 해리 덴트가 쓴 “2018 인구절벽이 온다” 라는 책 제목이 확 끌리더군요. 일단 결제를 하고 서문까지 읽는데, 뭔가 좀 이상하더라구요.
인구구조라는 변수 하나를 가지고 몇 년 도에 주가나 부동산 시세까지 전망을 하는게 과연 얼마나 정확할 수 있을까, 서문에 나왔던 그가 성공했던 예측이라는 것이 일본의 장기불황과 미국의 거품붕괴인데, 그 두가지 사건도 인구구조 측면에서 연관성까지야 수긍할 수 있지만, 인과관계를 강변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본문을 읽기 전에 해리 덴트가 어떤 사람인지 검색을 해 봤더랬죠. 영문판 위키피디아에 설명이 잘 되 있더만요. 일본의 장기불황을 80년대에 예견해서 맞은거 까지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 후로 자기 이름을 따서 펀드를 운용하다가 제대로 된 수익을 못내고 간판을 내린 게 두 번이고, 투자자문을 했는데 예견할 때 마다 어긋나고, 나중에 가서는 계속 추세와 타협하면서 자기 예측을 바꿨더라구요.
http://en.wikipedia.org/wiki/Harry_Dent
그 쯤 되니 결제한 돈 만원이 몹시도 아까워지더라구요. 그런데, 이 해리덴트라는 사람이 쓴 책이나 예견들이 저만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지 지난 2,3년간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나 봅니다. 검색을 해보니까 한 두건이 아니고, 그의 예견이 완전히 어긋나버린 현재까지도 언론기사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더군요.
재미있는 건, 검색하면서 “해리덴트의 황당한 4대 헛소리” 라는 제목의 유투브강의까지도 나오더라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KSH0pLX5j58
이게 왜 재미있는가 하면 해리 덴트가 헛소리를 한 거라는 걸 장황하게 나열을 하는 걸로 대부분을 채운 그 유투브 강의에 바로가기 버튼이 달려 있는데, “2013년은 부동산 변곡점의 해!” 라고 써져있더군요. 경제순환론만 가지고는 자신의 부동산 상승예측을 강변하기가 애매했는지 “화폐순환론”이라는 용어로 결론을 맺는 그 강의도 결국 2015년의 지금에 보면은 해리 덴트와 같은 “헛소리” 를 한 거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거겠죠.
어쨋던, 책을 사느라 버린 돈은 아깝지만, 해리 덴트가 신봉하는(근데, 매번 예측이 틀림에도 불구하고 신봉하는 입장이 안 변하고 있는) spending wave 라는 이론이 정말로 아무런 시사점도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인가,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고령화사회를 이대로 아무런 대비 없이 맞이하게 된다면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일은 전혀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런 인구학적 추세 하나만 가지고 국가경제가 절망적 상황에 빠지는 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설레발 치는 해리 덴트와 같은 모습들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보인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근거가 희박한 비관론이나, 그런 비관론이 근거없음을 근거로 낙관론을 펼치는 뻘짓(?) 둘 모두를 단호히 거부하고 비판해 본다면 분명 미래를 정확히 예견할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둘 다 헛소리이긴 했지만, 해리 덴트나 2013 부동산 변곡점 말하던 사람이나 언급들 보면 결국 승부처는 “중국의 거품”에 대한 판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 경제의 중국의존도는 이미 결정적인 수준까지 올라와 있기 때문이죠.
결론으로, 다음에 읽을 책은 중국의 경기상황에 대해 공부가 될 만한 쪽이 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