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하는 이야기로 투표는 당연한 권리이므로 이걸 포기하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것이라 말합니다.
그런데, 투표라는 것도 “내 손으로 나라를 이끄는 이들을 뽑아 권력을 창출한다”는 참여의식이 있어야만 비가 오고 눈이 와도 투표를 하려는 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결국, 그러한 적극성의 배경에는 내가 그러한 권력을 형성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는 의식이 있어야 하고, 자신이 소외되어 있다는 느낌, 배제되어 있고, 내가 스스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패배감에 빠져있는 이들은 투표에 참여할 만한 동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막상 피를 흘려 선거권을 얻은 여성이나 흑인들이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투표율이 평범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 걸지도 모릅니다. 투표를 해 봐야 내가 뭘 바꿀 수 없다고 느끼는 그 느낌이야 말로 권력에서 소외되어 있는 상태를 반영하는 바로미터일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젊은이들이 투표율이 떨어지는 걸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게 투표율이 낮은 걸 가지고 뭐라 하는 것 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기성 중장년층 및 노년층에 비해 새내기들이 권력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느끼는 건 아닌지 돌아보고 더 많이 배려하는 게 필요한 건 아닌지를 고민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