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제노사이드

홀로코스트라는 단어가 요즘엔 나찌의 유태인 학살을 의미하는 고유명사처럼 통용되지만 원래는 희랍어가 어원인 대량학살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요즘엔 이를 구분하기 위해 집단학살, 제노사이드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제노사이드는 유엔에서 명시하고 있는 최고의 범죄중 하나로 국가나 이에 준하는 조직 차원에 의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진행된 민족이나 종교공동체, 인종집단등의 말살시도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최초의 전형적인 제노사이드는 메즈예게른이라 불리는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안인 대학살입니다.

1차대전동안 일부 아르메니안인들이 종교적 열정과 지배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적국 러시아군대에 입대하자 오스만제국군과 쿠르드민병대가 4월24일을 기점으로 작전을 시작해 남자들을 사살하고 여자들을 집단강간했으며 생존자들, 즉 여자와 아이들을 시리아 사막지대로 추방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오스만제국 내 아르메니안인 인구는 200만에서 50만으로 줄고, 원래 아르메니안인이 살던 땅은 쿠르드인이 차지하게 됩니다. 현재 이로 인한 아르메니안인 실향민은 1000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후로도 이 학살의 상처가 여전히 봉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스만제국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현재 터키 에르도안정부는 아예 제노사이드, 즉 집단학살이라는 단어 자체를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국가모욕죄를 적용하여 처벌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상처는 이 부분에서만 곪아있는게 아닙니다. 이후 살아남기 위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종파의 하나인 알메니안정교를 버리고 이슬람으로 개종했거나 고아가 되어 터키나 쿠르드인에 입양되어 이슬람교도가 된 소수 아르메니안인들의 후손들은 또 그들 나름의 정체성혼란을 격으며 고민할수 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아이러니한 일은 이렇게 제노사이드라는 야만적인 행위의 중요한 공범자 중 한 축이었던 쿠르드족이 최근에는 반대로 집단학살의 피해자가 되었단 점이죠. 이렇게 서로 아픔을 공유하면서부터 그나마 서로간에 소통과 화해의 노력이 좀 더 활발해지고 있다는 이번달 내셔널지오그래픽 기사를 보면서 우리 또한 관동대지진 당시의 일본인들의 만행의 피해자인 동시에 일제시대 때 일어났던 화교학살의 가담자였던 역사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걸 떠올려보먼서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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