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는 독배입니다.

국보위출신 김종인, 민주주의적인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먼 독단적인 업무처리방식으로 새누리당 선거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팽당한 사람, 일을 하려면 전권을 다 주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진 사람, 머리 좋고 냉철한 이성과 추진력으로 선거를 치룰 줄은 알지만, 당내기반은 전무, 사람들을 자기 매력으로 끌어들이고 이런거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아왔고, 자신에 대한 “대접”이 소홀하면 자신을 모욕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불같은 성미.

뭐, 김종인씨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몰라서 영입을 했겠습니까? 워낙에 유명한 양반인데요. 그만큼 절박하고 급했으니까 영입한 거죠. 선거기간 동안에도 나 때려치울수도 있다는 싸인 하나에 당의 지도부는 물론이고, 지지자들까지 나서서 섭섭치 않게 예우하려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던 모습 보면서 제3자의 입장에서는 코메디가 따로 없다는 느낌까지 들더군요. 어쨋던, 그는 비싼 몸값 만큼이나 유능했고, 더불어민주당을 1당의 위치에 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혼자서 그걸 다 한게 아니라, 그가 없었으면 결단코 불가능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거지요. 사람의 가치라는 건 그거 한가지면 충분한겁니다. 어느 분야건 간에 혼자서 지지고 볶고 다 해내야 인정을 받는게 아니에요. 그 사람 없으면 모든 일이 꼬이고 엎어져서 망하는 상황에서 그 사람의 가치가 입증되는 겁니다.

문제는 일단 응급한 상황에서 즉시적인 효과는 잘 발휘했는데, 뒤이어 감당해야 하는 부작용을 감내하기가 만만치 않은겁니다.

하지만, 독배는 삼켰다가 언제고 다시 빼낼수 있는게 아닙니다. 마시면 필시 생명의 위협을 감수할만큼의 부작용을 감내해야만 하기에 독배인거고, 그럼에도 그걸 안마시면 안되는 상황이었기에 그 독배를 마신겁니다. 지금에 와서 김종인대표의 캐릭터가 맘에 안들고, 그의 정체성이 더불어민주당과 잘 맞지를 않고, 절차적 민주주의에 위배되는 무리한 요구를 자꾸 암시하려 하니까 이제는 부담스러운 그를 내치고 싶어도,,,, 내치는건 불가능하죠.

지난 대선 때 박근혜가 새누리의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전권을 휘두르게 보장해준 비대위원장 자리를 꿰차면서, 사실상 새누리가 박근혜 사당이 될 수 밖에 없었음에도, 새누리당은 그럴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모든 부작용을 감내하고 그녀에게 전권을 내줬습니다. 지금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1당을 내주고, 레임덕의 나락을 박근혜와 함께 가져갈 수 밖에 없게 된 것 또한 근본적으로는 대선기간 박근혜에게 전권을 내주고 항복선언을 했기 때문이죠.

근데, 박근혜는 특유의 장악력에 애초부터 쌓아온 강력한 당내기반에 친박연대라는 지지조직까지 운영해 가면서 거대정당 새누리를 자기 사당처럼 만들어도 잡음이 적었을테지만 김종인대표의 경우는 아무리 혁혁한 성과를 보여주어도 천상 객식구고 월급장이사장일 수 밖에 없는거죠.

그러니 당연히 저항도 심하고, 그런 저항에 비례해서 잡음도 끊이지 않으면서 부작용이 나올수 밖에 없는건데, 이건 원래 김종인이라는 카드를 꺼냈을 때 부터 감수해야만 했던 거고, 이제는 승리의 달콤함을 맛 봤기 때문에 그 후유증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시기인거죠. 어찌 보면, 그만큼 김종인 이전의 더불어민주당이 막장이었던 겁니다. 그럼에도 그런 당시 상황을 까맣게 잊고 이제 와서 이런 상황을 억울해 하면 다른 정당 지지자나 제삼자가 볼 때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결국, 기왕 마셔버린 독배인 이상 당원들과 당직자들이 현명하게 잘 리더십을 발휘해서 유권자들 눈높이에 맞춰가면서 소화시켜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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