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는게 대게는 쪼잔한 속물이죠.

저랑 안사람이 대표적으로 그런 속물이라는 걸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백화점 지하주차장에 들어서니 젊은 친구가 헐렁한 패션차림으로 차에서 내리는데, 그 차가 독일차,,, 그것도 벤츠. 안사람이 벤츠만 보면 침을 질질 흘리고 다니는데 그 중에서도 cls사랑에 푹 빠져있는데 그 cls에서 내리더군요.

그걸 둘이서 보는 순간, 거의 동시에 부러움이 아닌 시기질투하는 마음이 일어나면서 서로 뒷다마를 까기 시작합니다. 저 젊은 애들(20대 중반정도로 보이더군요)은 분명히 자기들 부모 돈으로 저걸 굴리고 다닐거라느니, 안타까운 카푸어일거라 미래가 안타까울거라느니, 나라가 어찌 되려고 사치풍조가 만연해 있는건가 라느니,,,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부끄럽고 한심하더군요.

뭐, 벤츠라는 브랜드 아니 cls나 s클 정도 되는 급의 차가 가지고 있는 위력이라는게 이런건가 싶더군요. 저나 안사람이나 평소에는 차에 관해 나름 쿨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막상 이런 상황이 찾아오니 잠시나마 마음 속에 숨어있던 속물근성을 제어하지 못했다는 건 두고두고 자괴감으로 남아있게 될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감정의 동요를 겪고 어떤 이는 무리해서 그런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결단을 내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한 잔 술에 그런 생각을 털어버리기도 하고 그럴테지요.

그 일을 겪고 나서 확실히 나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고 쪼잔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지사지로 나도 무리를 해서 비싼 차,,, 내가 몰고 싶은 차,,, 아님 우리 마누라님이 선망해 마지않던 벤츠(요즘에 차가 작은게 좋다고 c클4매틱에 빠져있네요.)를 사면 그 때 저와 제 아내가 느꼈던 그런 네거티브한 감정을 주변사람이나 나는 잘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로 확산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진정시켜 봅니다.

뭐, 어찌보면 일기장에나 써내려갈 시시하고 프라이빗한 사연이라,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댓글이 달릴거 같다는 예감이 몰려오는 글이긴 합니다만, 결국 나에게 진정한 평안을 주는 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 또, 당당해지는 것 말고는 없겠더라구요.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도 예전 카이맨 시승하던 때의 느낌이 머리에서 맴돌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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