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를 다루기 시작하면 장비를 다루기 위한 여러 파라미터들을 가장 먼저 배울겁니다. 당연히 frequency, depth, gain, focus level, dynamic range등을 적절하게 설정하고 열심히 조작을 한다고 하는데 쉬울것만 같았던 갑상선초음파영상이 맘먹은대로 안되고 갑상선이 지저분하게 보인다면 무얼 해야 할까요?
당연한 거고, 다들 배워서 알고 계실테지만, 갑상선이 안보인다고 해서 함부로 탐촉자를 눌러대지 마세요. 갑상선을 누르다가 바로 옆에 있은 경동맥을 압박하는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동맥경화가 진행하면서 생긴 plaque를 함부로 자극하다가 혈전이라도 떨어져서 색전증을 일으키면 뇌졸증으로,,, 심하면 사망할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
갑상선 초음파는 기본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은 검사이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내부에 결절을 놓칠 정도로 갑상선 일부 내지는 상당부분에서 지저분한 인공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봐보세요.
왼쪽과 오른쪽 사진은 모두 제 목에 같은 조건으로 탐촉자를 대서 찍은 영상입니다. 그런데, 한눈에 봐도 왼쪽 사진은 갑상선 상당부분이 그늘이 져서 안을 살펴보기가 어렵죠? 반면 오른쪽 영상은 어떤가요? 전혀 이런 현상이 없습니다.
답은 흉쇄유돌근, 즉 SCM(sternocleidomastoid muscle)의 내측 경계면이 만들어내는 에코그늘 때문에 이런 현상이 잘 생기는 겁니다. 갑상선 위쪽에 보이는 두툼한 근육이 바로 이 흉쇄유돌근인데, 이 흉쇄유돌근의 내측 경계면에서는 초음파 빔이 산란이 심해서 그 뒤쪽으로는 신호를 정확하게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인공물입니다.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을까요? 탐촉자를 누르면 안되는데, 근육을 손으로 잡아서 제낀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환자에게 고개를 왼쪽으로든 오른쪽으로든 한쪽으로 돌리라고 하면 됩니다. 그렇게 고개를 돌리면 흉쇄유돌근도 한쪽으로 움직이면서 에코음영을 일으키는 흉쇄유돌근의 내측경계를 갑상선에서 벗어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왼쪽 사진은 고개를 외측(lateral) 으로, 오른쪽은 고개를 내측(medial)으로 돌렸을 때입니다. 흉쇄유돌근이 외측 또는 내측으로 움직이면서 인공물이 갑상선을 벗어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건 동영상이겠죠. 제가 스스로 목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갑상선에 탐촉자를 대면서 찍은 영상을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제 목을 대고서 초음파를 하다 보니 좌우가 뒤집어진 영상이 계속 나와서 indicator에 표시된 것하고 다르게 나온 점은 양해를 구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건 경동맥초음파건, 갑상선초음파건 절대로 탐촉자를 누르면서 하지 말자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