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려웠던 간초음파 사례

 

오늘 있었던 62세 여자환자의 간초음파 증례입니다. 건강검진 목적으로 시행하려 하였으나, 위의 영상에서 보듯 피하지방층 및 복막주변의 내장지방이 엄청나게 두꺼워서 피부와 간 사이의 거리가 매우 멉니다. 탐촉자를 상당한 힘으로 눌렀음에도 불구하고 미만성 지방간까지 겹쳐 간의 좌엽이 시상면이나 횡단면 어느쪽으로도 깨끗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환자가 누워있는 상태에서는 간의 대부분이 횡격막 안으로 숨어있는 상태에서 쓸개조차 확인하는게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그나마 좌측 측와위로 자세를 바꾼 후 갈비뼈 사이로 탐촉자를 접근시켜 얻은 영상이 위와 같습니다. 피하지방층이 두껍고, 갈비뼈와 갈비뼈 사이의 늑간근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나이드신 분들에서 흔히 그렇듯 intercostal approach영상도 늑골에 의한 에코음영으로 영상이 잘 나오지 않았으며, 간의 가장 윗쪽에 있는 지붕(dome)은 전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하도 답답해서 일어나 앉아서 사진을 찍어보려고도 시도했지만, 끝내 간의 위쪽 지붕부위는 확인할 수 없었던 사례입니다. 위의 사진 왼쪽은 엎드린 상태에서 frequency를 3MHz로 낮춰 촬영한 영상으로, 이 때 그나마 간의 지붕과 가까운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장과 좌측신장도 엎드린 상태에서 겨우 확인이 되었으며, 오른쪽 영상은 늑골에 가려진 좌측 신장 아랫부분을 숨을 들이마시게 해서 노출시킨 후 단순낭종을 촬영한 것이었습니다.

환자는 외견상 좀 뚱뚱해 보인다는 정도의 경도비만환자였고, 전혀 고도비만환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간초음파를 시행하기가 어려웠는지, 많은 자세변화를 통해서도 간의 지붕부위를 확인하는게 불가능했는지 고민해 보다가, 이 환자가 예전에 입원했을때  촬영했던 흉부 X선 영상을 보면서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해 봤습니다.

왼쪽 사진은 PA projection film이고, 오른쪽 사진은 Lt. lateral decubitus film입니다. PA영상만 봐선 우측 횡격막이 보통 사람보다 그리 많이 올라간 것이 아닙니다. 즉, 이 환자의 간의 지붕을 확인할 수 없었던 이유가 횡격막의 위치나 간의 위치에 있었던 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데, 오른쪽 좌측 측와위 사진을 보면, 중력에 의해 왼쪽으로 간이 이동하면서 생각보다 우측 늑횡격막각(costophrenic angle)이 아래쪽으로 굉장히 깊게 파여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즉, 횡격막 자체의 위치가 높지 않더라도 이처럼 늑횡격막각이 아래로 깊게 파여있으면서 폐의 공기가 우측 횡격막을 깊게 두르고 있다면 자세를 다양하게 변화시켜도 간의 지붕부위를 확인하는게 이번 사례처럼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게 제가 내린 판단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차라리 정반대로 우측 측와위 자세를 해서 간이 깊게 파여있는 늑횡격막각을 완전히 눌러서 공기음영을 차단시켜버리는게 간의 지붕부위를 확인하는데 더 유리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이걸 생각해내서 시도해보지 못했던 게 많이 아쉽습니다. 그랬다면 이런 아쉬움과 궁금증에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말이죠.

어쨋던, 오늘도 초음파영상진료의 현장은 험난하고 공부는 끝이 없다는 걸 확인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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