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기술적인 이야기야 전공하신 분들이나, 깊게 공부하신 분들이 잘 알겠죠. 제가 말하고 싶은건 그게 아니라 이런 가상화폐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가상화폐의 본질적인 내재가치가 있기 때문에 주식이나 현찰하고 크게 다를바가 없다(또는, 결국엔 그리 될것이다)라는 주장 내지 예상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떤 재화나 용역이 인간사회에서 본질적으로 “가치”를 가지려면,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일부 인간들에게 확실한 이득이나 편의를 제공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소수의 인간이라도 그 가치를 인정하고 거기에 기꺼이 교환할 댓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어야만 비로서 그 재화나 용역은 어떤 가치를 가지게 되는거지요.
지금 여러가지 가상화폐들 관련해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들고 투자행렬에 뛰어드는 이유는 경제학적으로 축약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해당 서비스들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니까 그런 겁니다. 그 사람들이 이성적이건 비이성적이건 미쳤건 어쨋던간에 그런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가치를 인정하고 있으니까 거래가 이루어진거에요. 거기에 반론은 불가능합니다.
문제는, 그 인정되는 가치라는게 구체적으로 뭐냐는데 있는거죠.
현실적으로 현재 가상화폐들이 사람들에게 주는 편의들을 보면 환전이나 보관, 물품거래등에서 기존의 화폐 이상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건 본질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에요. 이제 각종 가상화폐들의 가치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각종 가상화폐 서비스 업체들이 환전이나 보관에 편의성과 안전성을 업그레이드 해가고, 거기에 발맞춰 지금보다 훨씬 많은 개인과 기업들이 가상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할수록 더 그럴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세금부과 없는 금전거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각 나라 정부들이 자기 경제주권의 근간이 되는 실물화폐의 지위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이런 가상화폐거래에 세금을 매기게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고, 하다하다 세금부과가 안된다? 그럼 가상화폐거래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게 될겁니다.
그런 흐름은 국가라는 틀이 존재하는 한 막을수가 없어요. 그렇게 되면 지금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수준의 가치를 각종 가상화폐들이 미래에도 확보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아무리 미래는 알 수 없는거라지만, 이런 간단한 상식을 뒤집을만한 어떤 근거나 논리기반을 가지고 설명하는 사람은 전 아직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가치는 뻔한거겠죠. 지난 동안 온갖 종류의 투기열풍들이 휩쓸던 기간 동안 그 광적인 열풍에 동참했던 이들만이 딱 그 열풍이 사그러들기 전까지에 한해서만 인정해왔던 그 가치인거죠.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가상화폐 관련해서 낙관적인 분위기의 글들을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비젼이 있다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글은 없고, 대게 감정에 호소하는 글들,,, 누가 백억을 벌었다느니 몇십배를 남겨먹었다느니(저도 그런 글들 읽으면 의도를 알면서도 감정적으론 어쩔 수 없이 박탈감을 순간순간 느낍니다. 참 글들을 잘쓰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글이 더 많고 또 호소력을 담보하고 있는 거겠죠.
하지만, 제가 이렇게 글을 썼다고 해서 앞으로 가상화폐의 운명이 100% 오차없이 망하는 쪽으로 정해져있다고 했다더라,,, 이렇게 받아들이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미래는 알 수 없는거에요. 또 보통 인간의 상식을 뒤집어 엎으면서 생각지 못했던 기가막힌 가치를 발굴하게 되는 천재가 생길지 누구도 모르는거죠. 하지만, 제가 100% 장담할 수 있는건 그런 천재가 나와서 정말로 가상화폐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담보되기 시작하는 순간, 지금과 같은 광풍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어마어마한 가치가 발견되면 제일 먼저 이걸 잡아서 금맥을 캘 사람은 자본과 시스템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이나 공권력쪽이지 지금 회자되고 있는 여러 중소기업이나 거래소는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닷컴 열풍 속에서 몇 년 후면 S&P지수가 얼마 이상 상승할건지를 맞추는 게 어떤 기업이 최후 승리자가 될 지를 맞추는것보다 훨씨 쉬운거와 같은 이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