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증례는 49세 남자환자의 사례입니다. 건강검진을 위해 초음파를 시행했으며, 과거력상 별다른 점은 없었습니다. 검사를 시행하는 내내 저의 여러가지 주문들에 협조적이었으며, 매우 뚱뚱하다거나, 너무 말라서 검사하기 곤란한 경우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무난한 상황에서 검사를 진행하면서 간의 지붕쪽을 확인하기 위해 좌측 측와위 상태에서 탐촉자를 늑골사이로 위치해 스캔한 것이 위의 영상입니다. 늑골에 가려서 지붕쪽이 만족스럽게 관찰되지 않았으며, 이 상황에서 간을 횡격막 아래로 내리기 위해 숨을 들이쉬게 하면, 폐의 공기음영이 같이 내려와 지붕쪽을 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때까지 간에는 별다른 특이소견이 보이지 않았었습니다.
간의 지붕쪽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자세를 시도하다 환자를 엎드리게 한 후 늑골 사이로 탐촉자를 댄 영상에서, 그때까지는 확인이 되지 않던 여러개의 간내석회화가 갑자기 관찰되는 겁니다. 영상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이 간내석회화음영은 우측 간문맥의 윗쪽 가지의 근처에서 길게 분포되 있었습니다.
앞서 간내석회화음영들이 줄줄이 보이던 곳에서 탐촉자를 1센티미터 정도 내측으로 움직이면 이렇게 우측 간문맥의 윗쪽가지가 확인이 됩니다.
이 환자의 간의 지붕쪽은 좀 더 시간을 들여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보였던 간내석회화음영들은 환자가 엎드려있는 상태가 아닌 다른 자세에서는 다시 시도해봐도 볼 수 없었습니다. 누워있거나 좌측 측와위, subcostal view, semi-upright position 모두에서 잘 안보이더군요.
엎져있는 상태에서 보였던 다발성 간내석회화 음영들은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간의 lateral portion이나 지붕쪽 같은 구석에 치우쳐 존재해 있었던게 아닙니다. 우측간문맥의 윗쪽 가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병변이었음에도, 특정한 자세에서만 이 석회화음영을 관찰할 수 있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다양한 자세변화를 통해 간초음파를 실행하는 것이 단순히 통상적인 스캔영상에서 잘 보이지 않아던 부위를 확인하기 위한 보조적인 역할로서의 의미가 아닌, 이렇게 잘 안보였던 작은 병변들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걸 항상 마음에 새긴다면 언제나 간초음파를 시행할 때 좀 더 적극적인 자세변화와 다양한 방향에서의 접근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