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초음파검사를 하면서 자세에 따라 영상의 질이 확연히 달라지고, 잘 안보이던 구조물이나 병변이 뚜렷하게 보이기도 하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자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변화들을 초음파검사를 경험하지 않는 분들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시도를 한게 이 시리즈입니다. 자세를 다르게 취한 후에 방사능피폭이 없는 MRI영상을 통해 간과 내부의 구조물들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하면 왜 적극적이고 다양한 자세변화가 간초음파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오늘은 누워있는 상태에서 간과 내부 구조물이 어떤 형태를 취하는지 T2강조 시상면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누워있는 상태에서 우측간문맥이 앞쪽으로 분지되어 나오는(Rt. anterior portal vein) 위치의 시상면 영상입니다. 하대정맥이 그 뒤쪽으로 보이고, 간의 지붕은 우측 횡경막윤곽을 따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의 지붕 부위에는 하대정맥으로 합류하고 있는 간정맥 두개가 하대정맥 앞쪽에서 단면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하대정맥에서 오른쪽, 즉 lateral side에서 얻은 시상면영상입니다. 간의 지붕은 여전히 흉곽의 한 가운데 깊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앞쪽 늑횡격막각이 간의 지붕 앞쪽으로 상당히 깊게 파여있어서 폐가 간의 지붕을 상당히 두텁게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렇게 폐의 공기가 횡격막을 깊게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누워있는 자세에서 환자의 앞쪽에 탐촉자를 대서 늑골아래로 접근하는 경우, 간의 지붕과 그 앞쪽 부분을 관찰하는게 매우 어렵습니다.
우측간문맥의 뒷쪽가지(Rt. posterior portal vein)은 아래를 향해 내려가고 있는 간정맥과 서로 간격을 좁히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조금씩 측면부위에서 얻은 시상면영상입니다. 재미있는 건 누워있는 상태에서도 간의 측면부위(lateral portion)은 간의 지붕부위가 흉곽의 가운데쪽이 아니라 상당히 앞쪽에 위치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앞쪽 늑횡격막각 또한 좀 외측부위로 갈수록 더 옅게 파여있어서 탐촉자가 간의 지붕으로 접근할 때 이를 방해하는 폐를 피하기가 더 쉽습니다.
결국, 환자가 누워있는 상태에서 탐촉자를 환자의 앞쪽에 대놓고 접근하는 것보다는 옆구리 근처에서 비슷하게 대놓고 접근하거나, 아예 옆구리쪽에서 옆으로 대놓고 접근하는 게 간의 지붕부위를 관찰하는데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걸 짐작하게 해주는 영상입니다.
또한, 이 영상들에서 우측간문맥의 뒷쪽가지에서 간의 각 소엽으로 분지되는 가지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분지하는 각이 서로 많이 벌려져서 갈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 우엽이 누워있는 상태에서는 중력의 영향으로 우측간문맥의 뒷쪽가지가 좀 더 뒤를 향해 당겨지면서 이러한 패턴을 보여주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환자가 엎드린 상태에서 간우엽의 시상면영상을 보겠습니다. 누워있는 상태에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재미있는 시도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