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쯤이었죠. 마침 불어닥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어려워진 경제에 위기의 뇌관이랄 수 있었던 집값거품의 붕괴가능성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거창하게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라는 책을 썼던 인물,,, 다름아닌 선대인 소장.
그 전에 김광수경제연구소 때부터 줄기차게 부동산 거품이 곧 꺼지고, 부동산 폭락이 온다고 주장해 오다가, 그런 비관론을 넘어선 폭락론의 절정을 보여줬던게 그 책이 나오면서 부터였을겁니다. 애초에 부동산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거야 거짓은 아니었고, 당시 그게 꺼진다면 보통 여파가 아니었으니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그런 책을 썼으니, 얼마나 그 책이 잘 팔렸을까요? 그걸로 정말 돈 좀 짭잘하게 만지셨을거라 생각합니다.
문득 그게 생각이 나서 yes24에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는 책의 목차를 다시 살펴 보니까 참 황당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부동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1초라도 빨리 손절매하라는 소제목이나, 부동산의 대안이라고 내세운 것들이 etf, els, 저축은행의 고위험상품들이었던 것이나, 세계경제의 동조화 현상으로 집값급락이 불가피하다는 말이나,,,. 제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훨씬 이전 2003년경부터 김광수경제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돈을 내야 보여주는 자료”를 봤었습니다. 이 유료자를 어떻게 입수했냐면, 왜 부동산이 폭락할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나 논리전개를 정말 돈 내고 받아본 분이 감명을 받아서 공개해서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신건데, 그거 보고 정말 황당해 했던 이후로는 신경을 끄고 있었는데, 점점 유명세가 더해지더라구요.
뭐,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본다면야 그런 주장(그냥 하락도 아니고 대폭락,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둥)들이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였는지는 다들 알게 되었는지라 지지하는 분들이 예전만은 못한데, 깜작 놀란게 지금도 활발히 활동을 하시더라구요.
팟캐스트 신과함께에 출연해서 과거의 오점을 열심히 변명하던데, 정말 대단했습니다. 책 제목에 “대폭락”이 들어갔던건 자기 뜻이 아니고 출판사에서 그렇게 하자고 해서 어쩔수 없이 그랬던 거라느니, 내가 언제 “폭락”할거라고 했느냐, 당시 말도 안되는 정부정책을 지적하고 반대하는 의미로 그런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그랬던 거라느니,,,
그런데, 어떤 의미로는 정말 우리나라를 휩쓸고 다니셨던 대단한(?) 이 부동산전문가분께서 지금은 어느샌가 주식전문가가 되어서 불황의 시대 국내 주식투자전략과 종목 사례분석을 강의하신다네요. 오마이스쿨에서,,,, 물론 유료로 말이죠. 강의 소개문구에 또 주옥같이 멋진 말을 써넣으신 것도 잊지 않고 말이에요. “선대인 경제연구소가 다년간 축적해온 조사 및 분석내용을 바탕으로” 강의를 하신다니 몇년동안 열심히 주식을 연구하셨다는 건데, 이 얼마나 대단한 내용이 될지, 너무 궁금했던 나머지 자칫 돈내고 들어볼 뻔 했습니다.
어떤 주장이 맞느냐 틀리냐보다 더 중요한 건, 정당한 논리와 공정한 근거에 기반한 예측이었는지, 그 주장이 틀렸을 때 왜 틀렸고, 자신이 어떤 부분을 잘못했는지 당당하게 설명하고 자기 주장을 수정하는 “태도”여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본인 소개를 할 때 주요 저서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는 희대의 명저에다 판매부수도 꽤 많았을 자신의 대표저서를 빼먹고 안써놨더라구요.
이거 보면서 역시 세상은 참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