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보통 신문기사나 온라인매체에서 한두문단 정도로 요약되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굉장히 복잡한 면들이 많은데, 분명한 건 지금까지 공방을 요약한 팩트는 “아직까지는” 삼성의 항변이 다 말이 된다는 점입니다. 자세한 건 팟캐스트 신과함께 최신편을 들어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될겁니다.
http://www.podbbang.com/ch/15781
바이오젠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을 행사하리라는 것은 이미 여러 실적들로 가치가 충분히 상승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확실한 상태에서, 그걸 미리 회계처리를 하는 게 국제 회계기준에 맞는 것이고, 그런 사실을 계속 회계처리 안하는게 오히려 분식회계가 될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삼성측 항변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는 현재까지의 상황이 아니라 이제부터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입니다.
금감원이 이정도의 회계처리문제를 가지고 “명백한 분식회계다”라고 단정적으로 지적한 적이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었을 뿐 아니라,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 제기되는 문제들만 가지고는 분식회계라고 말을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는 말이 안되는거에요. 그래서 이게 더 관심을 가지게 될 수 밖에 없는겁니다. 아직까지 금감원이 패를 다 깐게 아니지 않는가 하는거죠.
삼성쪽에서 경영권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이런식으로 회계처리를 굳이 2015년이라는 시점에 한 것이라는걸 입증하는 내부문서나 내부고발, 또는 이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저렇게 세게 “명백한 분식회계다”라고 지르는게 아니냐는 추론이 세간에 퍼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 삼성이 이렇게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항변을 하는데도 왜 금감원이 그런 결정적인 자료를 내세우지 않는거냐,,, 그걸 지금 내세우면 법위반이 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감리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불법이니까요. 조만간(5월17일) 해당 사안을 심사하는 회의가 열리는데, 그 때 그걸 물증으로 제시하려고 패를 까지 않고 있다는게 세간의 추측이에요.
그리고 남은 문제가 있는데, 그렇게 빼도박도 못할 스모킹건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분식회계라는게 인정이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어떻게 되느냐,,, 벌금 60억, 관련자 해고 및 처벌 정도가 과거 사례들을 통해 예상하고 있는 수위입니다. 그리고, 삼성쪽에서 무서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검찰수사가 들어가는 거구요. 상장폐지는 그렇게 수사가 들어가고 뭔가 더 큰게 딸려나오지 않는 한은 쉽지 않을겁니다.
관련 이슈로 인해 섯불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기사들이나 의견들이 많이 돌아다니면서 여론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는 움직임들이 많은데,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써 봤습니다.
p.s.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631803
오늘 나온 금감원 감리관련 기사들 중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전하는 기사는 JTBC 기사입니다.
여기서 보면, 2015년에 삼성이 바이오젠에게 콜옵션행사를 요청했지만, 바이오젠은 댓가를 요구했고, 그에 따라 협상이 결렬되고 콜옵션행사를 바이오젠이 거부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 때 바이오젠이 “콜옵션행사를 거부했다”는 입장이라는게 그 뜻이 애매한게 “우린 앞으로도 절대 콜옵션행사 안해!” 라는건지, 아니면 “지금 당장 콜옵션행사를 하는 바보짓에 따른 댓가가 너무 약하네, 마지막까지 간보다가 유상증자같은 손해날 짓 안해도 되는 막판가서 하든 말든 그건 우리 권리거든?” 이라는 건지 그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안써져 있거든요.
정말로 삼성이 문제가 될만한 행동을 했다고 입증하려면 바이오젠의 당시 의도가 전자에 해당했어야 하고, 그걸 증명하는 자료가 있어야겠죠. 아직도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