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주식을 손대기 시작했으니 이제 3개월 된 투자자입니다. 그동안은 다른 사람들이 거래하는 이야기들을 듣기만 하다가 직접 거래를 하니까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일기장 삼아 정리해보면 나중에라도 떠올려보고 도움이 될지 몰라 적어봅니다.
1. 계속 내려가고 있는 주식은 저점 잡기가 쉽지 않더군요.
LG디스플레이나 한국전력 시험삼아 5주, 10주 정도 사봤는데, 2-3주 정도만 보유하다 그냥 다 팔았습니다. 손실이 나지는 않고 다만 1만원씩이라도 수익을 내고 팔기는 했지만, 이런건 그냥 알아보는 수준이지 거래라고 하기가 어렵겠죠. 그런데, 요즘 시세를 보니까 “추락하는 것에 날개는 없다”는 격언이 아주 제격이더군요. 바닥을 예상해서 저가매수한다는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2. 우량주, 대기업은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우량주인거 같습니다.
회사가 업종 내에서 선두이거나, 상당한 실적을 내고 있고 잘나가는 기업들은 주가가 떨어져도 금방 복구가 되더군요. 이런 기업들을 투자할 때에는 “손절”이라는 말에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는것 같아 정말 좋은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크게 떨어지거나, 들고 있을 이유가 사라져 빠져나갈 때에도 운신하기가 편해서 “물렸다”고 하는 그런 상황에서 많이 자유롭다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100% 상승 이런 대박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지만, 저처럼 꾸준히 펀드수익율만 넘으면 만족하는 상황이면 이런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3. 현금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자신감이 상승
요즘처럼 평균적인 시장분위기가 안좋은 상황일수록 그런거 같더라구요. 현금비중이 현재는 40%정도 되는데, 무서울게 없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자신감이 충만합니다. 그동안 성공적이던 종목이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로 들어가든지, 박스권이 너무 심해서 거래를 포기했덨 삼전과 하이닉스도 평단가가 너무 높아서 실패했었는데, 지금보다 더 빠지면 충분히 승산이 생길거 같은 느낌도 들고 그렇네요.
이런 자신감 내지는 심리적 안정감이 거래에 정말 중요한 버팀목이 되는걸 체험하고 있습니다. 주식이 심리게임이라는데, 다름아닌 그 심리와 멘탈을 잡고 버티게 해주는게 다름아닌 현금비중인거 같아요.
4. 만족스럽지 못했던 거래는 모두 조급함과 공포 때문에 저질렀던것 같아요.
하이닉스 8만7천5백원에서 샀다가 며칠만에 8만5천원으로 떨어지니까 손절을 했었는데, 게시판에서 많은 분들이 원칙이 없이 너무 성급한 손절을 한것같다고 지적해 주셨었습니다. 그 충고대로 다시 거래해서 결국 수익을 내고 처분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성급함이 나중에 또 도지더군요. 고치기 어려운 인간의 본성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이런 거래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훈련을 하는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5. 열심히 종목을 찾고 많이 시도해보면 분명 성과가 있더군요.
한동안 많은 기업들의 사업보고서, 재무제표같은거 보고 인터넷으로 정보도 찾아보고, 실제로 챠트 꾸준히 보거나 거래하면서 꾸준히 투자할 수 있을만한 기업들이 과연 나오기는 할까 궁금했는데, 노력하니 길이 보이긴 하더군요. 결국 노력하다 보면 기회는 찾아온다는 걸 확인하니 보람이 있었습니다.
6. 저가매수가 중요할까, 아니면 오르고 있는 주식을 사는게 중요할까,
사람마다 다 다른 선택을 하는 취향의 영역이긴 할텐데, 어차피 좋은 기업, 유망한 전망을 보고 투자를 할거라는 점은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은 입장이겠죠. 다만, 가격이 쌀 때 매수를 하는게 나은가, 아니면 올라가는 추세를 확실히 확인하고 나서 매수를 하는게 나은가 하는 선택은 각자 다른 해답들이 있을겁니다. 제 경우는 긴 호홉으로 조금씩 적립식으로 매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럴 때에는 확실한 상승추세가 나오기 전에 저가매수를 하는게 더 현실적인 선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차피 거래량이 많은 대형 우량주에 앞으로 주가가 오를 전망이 있는 주식에 투자한다는 전제가 성립된다고 한다면, 한동안 주가가 더 빠지는 걸 각오하더라도, 저가에 매입해놓는게 더 효과적일수도 있겠다는 게, 지금까지 제가 거래경험을 통해 낸 잠정결론입니다.
정말로 비젼이 없어지거나 너무 크게 가격이 떨어졌든지, 다른 투자처가 생겨서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에서도 우량주에서는 적절히 납득할만한 수준의 손실로 손절할 수 있는 기회를 언제든 제공합니다.
그러다, 일단 저가매수를 했다가 상승추세를 타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정말 운신하기가 편하더라구요. 똑같이 주가가 갑자기 하락추세로 전환되는 상황에서도 저 밑에서 일찌감치 상당량을 확보해놓아서 수익구간이 큰 상황에서는 그런 하락추세를 오히려 즐기면서 더 빠질때까지 기다렸다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기회로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바닥구간에서 주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그런 하락추세에 추가매입을 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사람의 심리,,, 아니, 제 자신의 심리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것 같습니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거래에 번번히 실수를 하게 된 이유가 상승기간동안 아무것도 안하다가 너무 늦게 들어오다 보니 심리적인 압박이 커지게 되었기 때문이라 봅니다. 나중에 거래를 하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가격이 떨어졌을 때에나 맘편하게 매입할 수 있을거 같더라구요.
7. 하루에 두 번 이상 hts를 보는건 낭비
그거 하루에 두번 이상 본다고 해서 실제로 성공적인 거래를 하게 해줬던 기억이 전혀 없어요. 조급함만 부채질하면서 잘못된 판단을 유발시키든지, 쓰잘데기 없이 시간만 죽이는 일이었던거 같아요. 지금도 보면 아무런 생각 없이 hts를 보려는 습관이 붙게 될거 같아서 조심하려 합니다. 대게 오전 9시 넘어서 오전중에 한 번 들여다 보면 대충 굵직한 이벤트들은 다 벌어진 다음인지라, 그 때 관심종목들에 무슨 일 있었는지 보는거 이상은 당일날 중요한 거래를 할 예정이 아니면 의미가 없더군요. 좀 아쉬우면 장 끝난 다음에 한번 더 확인해보는 정도,,, 그 이상으로는 진짜 의미 없습니다.(물론 제 경우) 귀한 시간을 더 의미있는데 쓰는게 훨씬 해피하더군요.
8. 주식거래는 나 자신과의 싸움
저보다 수익률 훨씬 더 좋은 분들도 많고, 몇십배 몇백배의 자본을 굴리시며 금방금방 몇백 몇천의 수익을 올리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런것은 제게 아무런 의미가 없죠. 오히려, 시장의 평균수익률에도 못미치는 수익률로도 충분히 해피할 준비가 되 있어야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진짜 시장평균수익률 내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요. 그냥 평생동안 정기예금 이자보다 더 나오면 그거만 해도 엄청난 대박이겠죠.
20년 전부터 꾸준히 종신보험이랑 연금보험을 좀 쎄게 들어놓은게 지금은 납입기간이 끝난지 몇달 됩니다. 그거보다 수익율이 조금 더 나오면 저로서는 더이상 욕심이 없어요. 물론, 세금으로 내는 돈은 벌충을 해서 수익율이 나와줘야 되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거래일지를 쓰는데, 수익율과 함께 세금으로 얼마가 나갔는지도 계속 써놓고 있어요. 제게는 그게 중요하지 다른 분들이 얼마를 번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부디 이런 초심(?)이 끝까지 가줬으면 좋겠어요. 고수분들의 화려한 성적표에 좌고우면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있는 직장에 비교적 오랫동안 일을 하고 있는것도 마찬가지로 다른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나 자신만의 목표와 기준을 가지고 거창한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오랫동안 뭘 하다 보니 직업적으로도 뭔가가 계속 축적되고 있는 걸 느끼고 있어서 제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만 그런게 아니라, 투자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다른 분들도 꾸준히 길게 이어갈 수 있는 거래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다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성공투자 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