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처럼 투자하라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의 가장 핵심적인 지론이 “투자는 사업처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워렌버핏 바이블을 읽으면서 2012년 주주서한에 이 지론이 가장 잘 녹아있다고 봤습니다.

2012년 기준, 15개월동안 워렌 버핏은 28개나 되는 신문사를 사들입니다. 재미있는 건, 워렌 버핏은 오래 전부터 신문사가 매력이 전혀 없는 기업이라고 단언했었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사양산업으로 몰린 신문사는 판매부수나 광고수익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중요한 수익원 중 하나인 구인광고 수익은 이미 90% 이상 감소하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도 아닌 워렌 버핏 스스로가 그렇게 말해왔었습니다. 그런데, 왜 워렌 버핏은 28개나 되는 신문사를 사들였던 걸까요?

첫 째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신문사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싸졌기 때문이겠죠.

예전에는 각 지역들마다 거의 독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신문사라는게 지역에 두 개 이상이 경쟁하기 힘든 구조라서 지역 내에서는 거의 독점 형태로 영업을 합니다) 태평성대를 보냈지만, 지금은 누구도 신문을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비젼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당연히 기업가치는 말할 가치도 없고, 신문사주들 중 누구 하나 이 침몰해가는 배에서 빠져나오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엄청 헐값으로 살 수 있는거죠.

둘 째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보루가 남아있는 상태라는 겁니다.

국제적인 뉴스나 최신정보들은 인터넷을 보지만, 지역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기사라면 지역 주민들은 끝까지 읽어보게 마련입니다. 특히나 공동체의식이 살아있는 지역이라면 더욱 그럴겁니다. 지역 신문사의 주된 수익원인 광고도 독자에게는 기사 그 자체보다 훨씬 더 유용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입니다. 구인광고, 아파트 매물, 슈퍼마켓의 할인상품 목록 같은 정보는 사설에 담긴 편집자의 견해보다 지역민들에게 훨씬 중요한 정보입니다.

세 째 이유는, 이들 신문사들을 궁지로 내몬 치명적인 이유 중에는 구조적이지 않은, 즉 즉시 개선 가능한 변수가 포함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즉 즉각적인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지역신문사들이 인터넷의 출현에 놀라 인터넷신문을 같이 운영하면서, 인쇄되는 종이신문에는 기존처럼 계속 구독료를 받으면서도, 인터넷 신문은 구독료를 받지 않았던 겁니다. 자연스레 돈을 내야 하는 종이신문은 독자들이 외면하게 되었고, 판매부수가 떨어지니 광고주들도 신문을 외면한 겁니다. 이런 악순환을 깨기 위해서는 인터넷신문에도 유료모델을 도입해야 했는데, 다행히도 이걸 먼저 시도해서 경영성과를 낸 성공사례가 있었던 겁니다.

버핏은 바로 이 성공사례에 주목했고, 자신이 헐값에 인수한 신문사들에게도 같은 방식의 경영혁신을 적용해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겁니다.

이런 사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들은 생각하면 할수록 많을겁니다.

일단, 신문사라는 업종은 성장산업이 전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버핏이 인수한 신문사들도 일단의 조치들로 경영사정은 호전되었을지 몰라도, 예전과 같은 영광을 되찭을 수 없다는 점은 버핏 자신도 분명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 신문사가 내주는 이익은 점점 감소할 거라는 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충분히 싼 가격에 이들 신문사를 인수했고, 투자대금은 벌써 그들 기업이 호전된 실적으로 이익을 내주고 있는 걸로 회수를 했습니다. 이제부터 나오는 이익은 많든 적든 버크셔 헤서웨이의 꿀단지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럼 뭐가 걱정일까요?

그가 별다른 잡음이 없이 28개나 되는 신문사를 인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버핏이기 때문이지, 버핏이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는 것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가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는 결코 인수한 기업들의 이전 경영진들을 매정하게 쫓아낸 적도 없고, 일하고 있는 종업원들의 임금을 깍은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매입이 성공하면 두둑한 보너스를 고용자들에게 쥐어주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원하는 중요한 투자정보는 대부분 그렇게 인수된 기업의 이전 오너들이나 ceo들에게서 얻습니다. 그들만큼 해당 업계에 정통한 정보통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을 인수할 때에 경영진의 자질을 최우선해서 보는 겁니다.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 걸로 끝나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쌓아온 버핏과 버크셔 헤서웨이의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무려 28개나 되는 알짜 지역신문사들이 불과 15개월 만에 잡음 없이 인수될 수 있었던 겁니다.

주가 챠트와 숫자놀음만 가지고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성공적이고 위대한 투자를 해도 버핏의 실적을 따라갈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버핏은 사업을 하듯, 즉 기업을 경영하듯 투자를 합니다. 숫자만 보거나, 기업의 가치만 보거나, 향후 전망만 보고 움직이는게 아니라, 사람을 보고 사람을 움직이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가르쳐주는 정보로 자신이 움직이기 때문에 이렇게 오랜 세월 부침을 크게 겪지 않고 성공할 수 있었던 거지요.

즉, 버핏의 진짜 위대한 점은 그의 재능이나 통찰, 또는 철학이 아니라 그의 “성품”에 있는 겁니다. 그걸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인수할 기업을 고를 때에도 경영진의 성품을 정말 중요한 잣대로 바라보는 거겠죠.

그리고, 또다른 교훈은 이른바 “성장할거라는 기대”라는 것에만 투자하는 게 투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정말 자기가 잘 알고 있는 분야나, 아니면 버핏처럼 정말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의 가르침을 받은 산업분야라면, 해당 산업이 정체기나 퇴조하고 있든, 심지어는 사양산업으로 찍혀 있든 간에 언제나 투자기회는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시장경제가 위대한 점은 그렇게 본질가치가 하락하면 대게 그 하락한 가치에 수렴해가며 가격도 같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언제든 본질적인 가치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널려있습니다.

우라나라가 성장엔진이 꺼지고 위기상황이라고 다들 힘들어하는 분위기인데, 적어도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그게 우울해 할 이유가 전혀 안된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이 정말 우울해야 하는 순간은 사람들이 한껏 성장전망에 취해있어 미친듯이 주식을 사들여서 전반적으로 주식이 고평가되있는 시점입니다. 적어도 지금 현재 우리나라는 그런 국면하고는 전혀 거리가 먼 투자기회가 여기저기 널려있는 국면에 점점 더 가까와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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