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으신 분들이 많고, 그런 분들 중에서는 또 결혼이 너무 후회되고, 이혼까지도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결혼 해서 후회한다 안한다,,, 이걸 판단할 때 조심해야 하는게 “지금 현재의 결혼상태”에 근거해서 결혼을 후회한다 만다 이런 판단을 내리지 마시라는 겁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 이러저러한 안좋은 점이 현재 점수로 10점 정도가 쌓여있다고 가정해 보죠. 그래서 이 불만점수 10점이 내가 보기에는 너무 점수가 높으니 결혼 안할걸,,, 하고 생각하는 경우 자칫 큰 오류에 빠질 수 있는데, “그렇다면 결혼 안했 을 경우에는 불만이 없었겠는가” 라는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안하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 내가 받는 고통에서 자유로우니 마냥 행복할 거 같은가요? 인그럴 경우도 많겠죠? 당장 주변에 결혼 안한 채 나이가 든 싱글들 대다수가 그렇게 행복하고 오져 죽는 인생을 즐기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물론, 개중에는 싱글 라이프가 오지고 행복한 분들도 계시겠죠. 그러면, 현재 이 행복한 싱글 분들의 행복이 점점 더 나이가 먹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도 계속 지속이 될거라 생각하시는가요?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다 고려해서 시나리오를 짜놓고 평가해야 공정한 비교가 되는 거지요. 그렇게 공정하게 비교를 해놓고 보면 열 중 여덟이나 아홉은 지금처럼 결혼 한게 더 행복한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될겁니다. 왜냐하면, 결혼을 했던 여러분 모두가 젊었을 때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서 결혼이라는 결단을 내렸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그 때 결정이 바보 멍청이같은 오판이었을 확률이 과연 그렇게 높을까요? 젊고 머리 핑핑 잘 돌아가던 그 때 IQ가 지금보다 높으면 높았지 낮지는 않았을 거에요.
또 생각해볼 개념이 하나 있는데 “매몰비용”이라는 겁니다. 주식투자 하는 분들이 조심해야 하는 게 “매몰비용의 오류”입니다. 내가 이만큼 투자를 했는데 크게 손실이 났어요. 그럼 그 때부터는 손실난 걸 어떻게든 메꿔보려고 허겁지겁 위험한 투자에 손을 대다가 더 크게 빵구가 나버리는 게 매몰비용의 오류입니다. 주식투자는 매몰비용을 생각하면 안되요. 그깟 돈 몇푼이 투자자의 전략과 마인드를 훼손하는 건 정말 바보같은 오류입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반드시 매몰비용을 생각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지금 수십년간 결혼생활을 했으면 돈 만 깨졌나요? 아니죠. 금보다도 아까운 “시간”이 들어갔어요. 이건 어떤 식으로도 회복할 수 없어요. 그리고, 그런 결혼 생활을 통해 생겨난 아이들은요? 아이들이 뭔 죄라고 편모 편부 생활을 시키고, 양친간 불화 속에서 불안장애를 안고 살게 하나요? 엎질러진 돈은 얼마든지 줏어담을 수 있어도, 엎질러진 시간과 가족은 절대로 줏어담을 수가 없어요.
아무리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갈라서야만 하는 치명적인 관계라면 정리를 해야 하는게 아니라, 필연적으로 갈라지고 정리가 될 수 밖에 없겠죠. 그런 치명적인 경우까지 억지로 고통을 감내하면서 관계를 유지해라는 말이 아닙니다. 제가 하고픈 말은 결혼을 후회한다고 하는 말 한마디를 할 때에도 냉정하게 이러저러한 가정과 계산을 해가면서 신중하게 생각해서 입 밖으로 꺼내는게 좋다는 거에요. 그래야 책임감을 가지고 열과 성을 다해서 현재의 결혼을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한없이 나이브한 태도로 결혼을 바라보다 자칫 감정적인 태도로 판단을 그르치는 결과까지도 갈 수 있는 거지요.
결혼생활은 열심히 노력하니까 행복해질 수 있는 거지, 처음부터 행복하고 좋으니까 앞으로도 좋은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결혼 해놓고 후회하는 분은 나중에 이혼해서 싱글라이프로 돌아가던, 다른 사람과 재혼을 하던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면 또다시 후회할 개연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결혼생활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거하고, 후회한다는거는 완전히 다른 거에요. 지금이 힘들고 괴로운건 괴로운거고, 그럼에도 아이들과 아내와 내 자신의 행복을 위해 피땀 흘려가며 오늘도 노력해야 하는 게 결혼생활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각오 없으면 결혼을 유지하는게 결코 만만한게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