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는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박근혜 때의 창조경제라는 단어고, 다른 하나는 현정부의 혁신성장이라는 단어입니다.

http://www.moef.go.kr/pa/archiveInvGrowthNdNcssty.do

이게 무려 혁신성장을 설명하고 있다는 정부 공식 사이트 링크입니다. 무려 시장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국가경제를 구조개혁한다니,,,

 

단순히 경제만 손을 댄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사회의 구조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근데 사회구조까지 근본적으로 바꾸는데 어마어마한 변화를 어떻게 단지 경제성장전략 정도의 방법론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건지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따라가기가 벅찬 내용인데 그 다음에 나오는 내용은 더 기가 찹니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건 알겠어요. 그래서 잠재성장율이 2-3프로대라는거 저도 알고 있는 내용이에요. 그런데 혁신을 통해서 실업문제를 해결한다는 발상이 상식적으로 가능한 문제인가 생각해 봅시다.

혁신이라는 건 궁극적으로 획기적인 생산성 증대를 의미합니다. 생산성 증대라는 건 역으로 그만큼의 비용감소를 의미하고, 그 비용감소효과 중에 가장 뚜렷이 나타나는게 다름아닌 노동력 투입의 감소를 말하는 거에요. 혁신을 했는데 일자리가 전체적으로 더 늘어나는 혁신을 보신 적 있으시나요?

혁신이 일어나면 일자리는 무조건 줄어들게 되있어요. 1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신 1백명의 고임금 지식노동자 또는 엘리트 테크노라트가 만명분의 생산성을 책임지는게 혁신의 본질입니다. 그렇게 생산성이 올라가야 다른 나라들과 경쟁력을 확보해서 수출을 늘리고 성장동력을 이어가는건 맞는 이야기죠.

그렇게 정부가 혁신을 추구하는 것도 좋고 성장을 하자는 것도 틀린건 아닌데, 그렇게 혁신 좋아하고 성장을 하면서 동시에 실업을 줄인다? 그게 어떻게 말이 된다고 보는건지 모르겠어요.

다른 나라들 사례라고 들어놓은 것도 보면 하나같이 고용창출이 아닌 산업경쟁력 재고를 위한 규제철폐나 기술혁신사례들만 예로 들어놓고 있어요.  인더스트리 4.0이 고용유지에는 얼마나 재앙적인지 정말 몰라서 자랑스럽게 외국사례로 들어놓은 건지,,,

현정부가 정말 진심으로 고용과 산업경쟁력재고와 혁신과 성장을 한꺼번에 잡는 뭔가를 전략으로 삼고자 한다면, 그건 맨 땅에서 금덩어리가 열리는 나무를 심어보자는 것하고 다를게 없는 소리라고 볼 수 밖에 없어요. 박근혜의 창조경제하고 다를게 뭔지 진짜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경제팀도 바꿨으니 이제는 슬슬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놔야 하는 시점이에요.

하기사, 박근혜때 창조경제 씨부리던 말들도 보면 슘페터의 주장들이 많이 차용되던거 같던데, 혁신성장을 입안하던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하다못해 공식 홍보사이트에서 혁신과 함께 고용을 강조하고 있으면 최소한, 어떻게 필연적으로 초래되는 혁신으로 인한 고용감소를 극복하겠다 정도는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걸 안하면서 백날 혁신성장을 외쳐봐야 그게 좋은 말만 모아놓은 때깔나는 구호 이상이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 불쾌해할 사람도 많고, 비아냥거릴 분들도 계실지 모르지만,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아직까지 속시원하게 혁신성장이 뭐다는 말을 들어보질 못했기 때문이고, 이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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