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지금의 워렌버핏을 만들었나

워렌 버핏은 젊었을 때 벤자민 그레이엄의 책을 읽고서 “다마스커스로 가던 중 예수님을 만난 바오로”와 같은 심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 말인즉슨, 그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냥 열심히 투기판에서 거래를 하던 원칙없는 투기꾼에 불과했었다는 거죠. 실제로 그런 식의 원칙없는 투자를 했었는지는 나와있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달라진 버핏은 그레이엄에게 배운대로 가치투자를 시작하게 됩니다. 당시의 버핏이 쓰던 투자전략은 담배꽁초 줍기 전략이었습니다. 사양길에 들어서서 한물 가기 시작한 회사가 어려워져서 주가가 떨어지면 주가방어를 위해 어김없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패턴을 보이는 그런 비루한 회사의 주식을 쌀 때 매입했다가 자사주 매입때 그 회사 ceo에게 비싸게 파는 식으로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한 ceo가 구두약속으로 제시했던 가격을 어기고 좀스럽게 원래 제시했던 가격의 98.5% 정도에 매입한다고 말을 바꾸자 꼭지가 확 돌아버린 버핏은 자신의 대부분의 투자자금을 동원해서 그 회사를 매입해서 자기에게 좀스럽게 굴었던 ceo를 쫓아내고 그 기업을 매입한게 바로 양복 안감을 만들던 직물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입니다.

결국 사양길이었던 직물사업은 2년정도 버티다 꿈도 희망도 없이 접게 됩니다.

그러다 정말 알짜배기 보험회사를 인수할 기회가 있었는데, 버핏투자조합이 인수하지 않고, 마침 직물생산을 폐업해서 가치를 완전히 상실하게 될 판인 버크셔 헤서웨이를 통해 인수하게 됩니다. 왜 그랬는지는 본인도 모르겠다고 했지만, 아마 매몰비용에 대한 미련이 너무 커서 그랬지 않나 생각됩니다.

어쨋던, 이런 알짜회사가 따박따박 벌어다주는 돈의 39%나 되는 돈을 버핏과 투자조합이 아닌 버크셔 헤서웨이의 기존주주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했던 겁니다. 이렇게 날아간 돈이 70년대 물가로 천억달러였다고 합니다.

자기 이름을 걸고 만든 투자조합의 막대한 지분을 가지고 실수에 실수를 키워버린 거지요.

이런 그의 중심을 잡아준 게 찰리 멍거였습니다. 지금의 워렌버핏의 성공담을 이끌어주는 해자 개념이라든지 유명한 그의 통찰들의 기틀을 잡아준 겁니다.

이후로도 그는 시대가 변할 때마다 자신의 생각을 바꾸고 끊임없이 공부해 나가면서 투자전략을 업그레이드 해왔습니다.

그런 그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보면서 왜 버핏은 나이가 들어도 실패하지 않고 끈임없이 진화(단순한 변화나 변신이 아닌 진보에 가까운)할 수 있었는가를 안다면 저같은 주린이도 뭔가 배울 수 있겠죠.

천재 ceo로 알려진 헨리 싱글턴이 꼼수와 지나친 로비로 추락하는 것을 두고 버핏은 “나는 그보다 아이큐는 낮아도 항상 투자만 생각하기 때문에 그보다 투자를 잘한다”고 언급합니다. 돈 벌 생각이 아니라 투자만 생각하는 한평생을 보내왔기 때문에 그의 두뇌가 다른 노인들처럼 굳어지고 완고해지지 않고 발전을 거듭할 수 있던거지요.

젊었을 때부터 두뇌를 쉬임없이 움직이며 투자만 생각해 왔기 때 나이가 들어서도 치매는 커녕 노익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진화를 거듭해나갈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문제는 진짜 투자만 하루 내내 생각할 수 있는지, 거래하는 행위나 돈 버는 거 같은 곁길로 새지 않고 정말 투자만 생각하고, 일만 상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자 평범한 이들은 감히 따라할 수 없는 영역일테지만, 일단 시간이 허락하는 한만큼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습관이야 말로 발전의 원동력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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