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쟁이 서준식의 다시 쓰는 주식투자 교과서“를 이제 절반 정도 읽었습니다. 서준식씨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말 그대로 절반 정도 윤곽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이 밑으로는 책의 저자인 서준식씨가 책의 전반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해 봤습니다.
위험 내지 리스크라는 걸 보통 사람은 “원금손실의 가능성”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투자 업계에서 위험이라는 건 “변동성”, 즉 투자 시 가능한 수익의 표준편차라고 봅니다. 어떤 투자상품이 어떻게 해도 수익률이 -2%가 나온다고 한다면, 해당 투자상품은 수익은 마이너스이지만, 위험은 0 이라고 보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험, 즉 변동성이 큰 상품 중 대표적인 것은 주식입니다. 문제는, 이런 주식같은 고위험자산이 수익의 표준편차인 변동성 자체가 크긴 하지만, 평균적인 기대수익률은 이렇게 위험이 높은 자산일수록 더 높게 마련입니다.
물론, 과거 IMF 직후 같은 때에는 예금같은 무위험자산의 수익률(이자)이 15% 하던 때가 있었죠. 그 때에는 예금을 복리로 5년만 굴려도 원금의 두배를 줬습니다. 당연히 이런 때에 주식을 하는건 혼나도 할말이 없었죠. 하지만, 이제는 예금이 평균적인 기대수익률을 충족시켜줄 수 없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금은 업계에서 말하는 위험(변동성)은 0에 가까울지 몰라도, 절대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돈의 가치 하락을 상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앉아서 돈을 까먹는 셈입니다.
결국, 정답은 평균적인 기대수익률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위험자산에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변동성을 줄이는 노력이고, 기대수익의 표준편차를 줄일 수 있는 두가지 방법이 장기투자와 복리효과입니다.
어떻게 보면, 장기투자를 해야만 복리효과가 극대화되므로 장기투자 하나로 설명할 수도 있는데, 투자기간을 늘리면 늘릴수록, 변동성에 의한 단기적인 가격등락에 휘둘리지 않아도 되는데다, 평균적인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장기간의 복리효과가 위력적이기 때문에 고위험자산일수록 장기투자를 통해서만 안전하게 고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위험자산을 장기투자로 가져갔을 때의 장점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게 과거 브라질 채권입니다. 지금은 이렇게까지 주지 않지만, 한때 연 13%의 높은 이자를 주면서도, 이자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는 매력에 다들 브라질 채권을 샀다가 헤알화가 폭락하면서 반토막도 더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때 책 저자인 서준식씨의 지인이 엄청나게 물린 브라질 채권을 어떻게 할까 물어봤을 때 서준식씨의 답은 “돈 남은거 있으면 더 들어가라”였습니다. 연 13%의 이자로 10년을 복리로 굴린다면 원금의 3.4배라는 돈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 10년 안에 헤알화가 폭락한 것에서 더 떨어져서 절반까지 떨어지더라도 70% 이상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10년 후 70% 수익이라면, 복리로 연 5% 정도의 수익을 의미합니다. 여느 예금이자보다 더 나은 기대수익이면서도, 이게 가장 적게 잡은 최소치라는 걸 생각하면, 헤알화 폭락으로 브라질 국채를 샀던 사람들이 다들 초상집 분위기였던 당시에 더 들어가는게 정답이었다는 논리가 틀리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죠. 게다가, 브라질은 자원부국에다 경제규모가 큰 나라이면서도, 언제든 헤알화 가치를 떨어트리면 되기 때문에, 국채를 디폴트 낼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장기투자를 결행하는데 중요한 요소였을겁니다.
결국, 장기투자는 반드시 평균 기대수익율이 0.1%라도 더 높은 자산에 투자하되, 변동성은 장기투자와 복리의 마법으로 극복하는 전략을 쓰고, 단기투자는 기대수익율에 연연하지 말고,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전략으로 안전성 위주로 해야 한다는게 재테크 인생 설계에서 가장 큰 줄기이자 원칙이 되야 한다는 겁니다.
단, “장기투자”라는 것을 신흥국 채권이든 주식이든 사서 무조건 10년 이상 들고 가라는 게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장기적인 추세와 국면이라는 걸 고려하지 않으면 수익은 커녕 확실하게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을겁니다. IMF 직전이나 2008년 금융위기 직전때 같은 활황장에으 주식을 사서 10년을 장기투자한다고 해보세요. 그게 과연 고수익을 내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장기로 들고 가기 위해서는 공포가 극대화 되다 못해 절망과 아비규환에 빠지는 역사적인 국면들에 들어섰을 때 묻어놓고 10년 이상을 버티는게 필요하다는 걸 저자 또한 강조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국채투자의 사례도 마찬가지의 조건이 전제되었을 때의 이야기라는 건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놓고 보면, “장기투자” 라는 개념이 결코 단순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심하고 장기투자를 해야만 하고, 하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는 타이밍이 따로 있고(생각해보면 지금은 그 타이밍이 아닙니다.), 거기에 맞는 전략과 고려할 점들이 상황마다 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는 건 이 책을 절반쯤 읽은 시점에서 나름 큰 소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