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들이 배당을 조금씩 후하게 주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추세는 거스릴 수 없는 대세인지라, 배당주 투자를 고민하는 분들이 늘어나는것도 반가운 일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이 있는지라, 대부분의 기업은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시가기준 10프로대의 초고배당을 기대하는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특히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꽤 높아서 꾸준히 5-7프로대의 배당을 주던 회사가 갑자기 실적이 크게 좋아지면 주주들은 으례 9-10프로대의 시가배당률을 기대하겠지만, 그걸 기대하면 곤란합니다.
오너 입장에선 이렇게 고배당을 하게 되면, 그 돈을 고스라니 자기 호주머니에 넣을 수가 없습니다. 배당소득세 때문이죠. 따라서 오너 입장에선 무슨 수를 써서든 자기 주머니에 들어가는 배당소득이 너무 많아지지 않게 조절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 대비 예외적으로 높은 시가배당률을 주는 경우는 크게 보면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해당 회사가 더이상 미래가 없어서 회사자산을 팔아서 배당을 꽂아주는 방식으로 무리한 고배당을 하는 경우입니다. 저도 이런 회사를 사업보고서 보면서 경험해봤습니다.
두번째는 회사의 경영권을 오너가 아니라 투자회사나 사모펀드가 가지고 았는 경우입니다. 제가 본 사례는 삼양옵틱스입니다. 작년에 영업이익이 엄청나게 줄었는데도 온갖 힘을 끌어모아서 순익을 어느정도 구색을 맞춘 후에 시가배당률 7프로를 내는 기염을 토하더군요. 오너일가가 경영권을 쥐고 있었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는 오너 일가가 급하게 현금을 땡겨써야 하는 사정이 생겼을 때입니다. 대표적인게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줘야 하는데, 막대한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같은 거지요. 상속세라는게 정말 어마어마한 금액이기 때문에, 이걸 한번에 낼 수 있는 오너일가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몇년에 걸쳐서 조금씩 납부를 해야 하고, 배당금을 늘리는거 말고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에는 배당을 거의 안주다가 갑자기 폭풍 배당을 주는 경우,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이라면 이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당주라는 것도 각론으로 들여다보면 참 재미있는 사례들이 많더군요. 어쨋던 계량적으로 실적과 시가배당률만 맹신하기 보다 회사의 지배구조도 함께 들여다 보면 투자에 도움이 되실거 같아서 지난 경험들을 가지고 글을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