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현대차가 9만원대까지 떨어졌을 때 유행처럼 이슈가 되던게 우버같은 공유차 서비스와 자율주행기술의 보급이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는 예측들이었습니다. 당장 구글에서 시판한 자율주행차가 이미 상용화되는 단계라는 기사가 나오는데 그런 예상을 반박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9만원대까지 떨어진건 싸 보였지만, 우리가 장기적인 이슈에 불과할거라 생각했던 리스크들이 너무 빨리 현실화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상당히 컸습니다. 무엇보다도, “거기서 오르면 뭐 얼마나 더 오르겠나, 내가 들고 있는 메인종목보다 더 크게 오를 일은 없겠지” 하는 생각으로 현대차에 투자하는 걸 포기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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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이전에 제가 메인으로 들고 있었던 종목의 기대수익율을 역대 기업실적이나 배당성향등을 가지고 냉정히 따져보니 그 때 현대차를 조금이라도 사는 것이 옳은 판단이더군요. 현 시점에서 제가 들고 있었던 메인종목의 수익률보다 당시 현대차를 샀다고 쳤을 때 현재 가격으로 놓고 본 수익율이 더 높기도 하지만, 현대차는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잖아요.
어쨋던 기회를 놓친건 놓친거고, 이번 실패에서 뭘 반성하고 또 고쳐야 할까를 생각해봤습니다.
1. 무슨 무슨 혁신기술이 상용화된다는 기사가 나올 때
그게 본격적으로 세상을 바꾸거나 조만간 그걸로 떼돈을 번다는 소리가 아니라는 걸 생각하자는 것, 구글 웨이모가 처음 상용화된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는 이제 곧 미국은 완전자율주행차가 우버같은 공유자동차와 손을 잡고 보편화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정작 상용화 할 때 고객을 400명으로 제한했다는 건 나중에 알았습니다. 게다가 아직 본격적으로 차를 만들기는 커녕 제조공장을 중국에서 지어도 된다는 허가만 받은 상태라는 거,,, 아직 본격적인 생산을 할지 말지도 확정된 게 아니더군요.
2. 내가 뭔가 확신을 가지고 보유하거나 매입하고 있는 것도 항상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거
이건 저로선 정말 운이 좋았던 건데, 치과의사 피트 황이 쓴 책을 읽고 제가 들고 있던 종목을 다시 검토해 봤더니, 딱 그 때 가격 이상으로 오르기가 쉽지 않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얼마든지 더 오를 여지가 충분했다고 봤었는데, 냉정하게 검토해보니 그게 아니었던 거죠. 정말 깜작 놀랐습니다. 결국, 책 읽고 다음날 처분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그 때부터 해당 종목 주가가 계속 내려가더군요.
계속 내가 메인으로 들고 있던 종목에 대한 소유편향만 강화하면서 계속 들고 있었다면, 지금쯤 그런 확신이 많이 흔들리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지금 관심두고 있는 종목들에 미처 관심을 두지 못했을 겁니다.
3.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주가가 9만원대로 떨어졌을 때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비관론 사이에 간간이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 때에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낙관을 점치던 사람들의 이야기 안에서 비관론보다 훨씬 가시적이고 명확한 정보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신차 발표에 대한 기대가 그렇습니다. 당시에 왜 그런 이야기에 공정하게 귀기울이지 못했었을까를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에 지나친 확신이 컸었던 것 같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느니, 친환경 이슈라느니 이런 거대담론이 훨씬 근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다 보니 냉정하게 단기적으로는 반등할 재료들이 매우 구체적이라는 걸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겁니다. 여기에 더해 시시각각 변화할 환율이나 다른 경제상황에 따라 그 반등의 폭도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는 생각도 못한 거지요.
해당 분야에서 산전수전 다 겪어온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가려 들을건 듣더라도 좀 더 주의깊게 듣고 거기에서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했더라면 분명 아주 조금이라도 현대차에 들어갈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랬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겠죠.
그래도, 계좌가 반토막이 나거나 깡통을 찬 다음에 하는 반성은 아니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좀 더 생각을 가다듬고 더 진지하게 내 계좌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실수를 더 줄여나가야 겠지요. 앞으로 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공부해 왔던 종목들 중에 슬슬 매입해도 좋은 가격 근처까지 내려온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걸 보면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하고 투자에 임해야겠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내가 생각해놓고 있는 것보다 더 기대수익이 높을 수 있는 종목들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을 열고 잘 들어보고, 두번 세번 생각해서 판단해야겠다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