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의 명언

“(심리적)공황상태도 일종의 오만이다”

무언가 커다란 사건이 터져서 세계가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에 빠지는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럴때마다 지금 사는 우리 일상이 끝장나기라도 할것같은 절망이나 패닉에 빠지는 사람들, 패닉에 빠져서 일상을 스스로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있지요. 그런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유발 하라리는 “공황상태”라고 표현합니다.(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중에서)

이를테면, 브렉시트나 트럼프의 집권과 같은 사건이 연거푸 일어나면서 세계화와 자유주의 정부로 이루어진 세계질서가 이제 얼마 안가 완전히 끝장나기라도 할것처럼 단정하는 태도, 인공지능이 점점 똑똑해지면서 수천만명, 수억명의 노동자들이 조만간 영구히 실직당할 것이 분명하다고 패닉에 빠져있는 태도들을 공황상태라고 말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2008년 이후 어마어마한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각국 정부의 경제가 이제 얼마 안있어 파국으로 치달아서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공황에 빠지거나, 2008년 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가 도래하는 건 확률의 문제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필연이라고 보는 태도도 그럴겁니다.

그런 공황상태도 일종의 오만함이라는게 유발 하라리의 설명입니다. 지금과 같은 태평성대가 영원히 갈거라는 근거없는 낙관이나 자신감 뿐 아니라, 끝 모르는 비관론이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 또한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내가 정확히 알고있다”는 우쭐한 느낌에서 시작된 오만함의 또다른 형태라는 거지요.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을 주는 사건은 언제든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는데, 유발 하라리는 이 때 공황상태보다 훨씬 더 겸손한 태도로 “당혹스러움”을 제시합니다.

“세상 끝 날이 왔다” 라는 태도가 공황상태라고 한다면, “아니야. 그건 아니야. 사실은 내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뿐이야”라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당혹”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당혹은 공황보다 훨씬 겸허한 태도이고, 그 때문에 훨씬 더 명민하 태도라는게 유발 하라리의 조언입니다.

지금 세상을 보면, 자유민주주의가 점점 세력을 잃고, 권위주의와 독재, 종교적 근본주의가 다시 한번 판을 치려고 세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라는 걸 목격하게 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만 해도 독재정권 시절 호가호위했던 자들이나, 적폐의 한 가운데에서 호의호식했던 자들이 이제 와서는 “독재정권 물러가라”는 황당한 구호를 외치는 촌극을 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지요. 

정권과 여당이 잘 대응하기를 바라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이번 총선이 적폐를 청산하는 선거가 아니라,  되려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선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그렇게 된다면 그 때 가서 공황에 빠지는 태도 보다는 당혹스러운 상태가 훨씬 나은 처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밖으로 공언하는 오만함만큼 명민함을 잃고 우매한 선택을 하게 만드는 함정도 없기 때문에 역사가 유발 하라리가 이런 이야기를 한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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