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클론 사업보고서 독후감

장기적으로 투자감각을 훈련하기 위해 hts 계좌 안들여다보고, 하루에 한개씩 사업보고서를 읽기로 계획을 했습니다. dart 홈페이지에는 항상 새로 업데이트되는 공시들이 뜨기 때문에, 거기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회사 사업보고서를 읽어보기로 했는데, 걸린게 앱클론이라는 회사입니다.

해당 기업은 저도 처음 들어보는 회사인데 바이오업종이라 사업보고서 읽기가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그래도, 사업보고서를 보면서 몇가지 느껴지는 소감들이 있어서 사업보고서 독후감을 써봅니다.

회사의 개요를 보면 벤처기업확인서를 정성스레 스캔해서 올려놓고 있습니다. 자본금 변동사항을 보면 회사를 설립한 이후 2015년까지 거의 매년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거르지 않고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을 했습니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는 스톡옵션을 임직원들이 행사하고 있구요. 2015년 이후로는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이 없는걸로 봐서, 현재는 재무적으로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간 상태인것 같습니다. 하기사, 벤처기업을 표방하고 있으니 기술과 사업내용만 좋다면 유증이나 전환사채 발행은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런 벤처기업에서 제일 중요한건 사업의 내용일겁니다. 사업의 내용을 보면 매우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결국 항체의약품과 관련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기술들을 다른 회사들에게 라이센스아웃하면서 돈을 버는 것을 가장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각종 항암제와 병용치료하는 부문과 류마치스 치료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특기할 사항은, 보통 바이오기업들이 바이오시밀라 사업을 하거나, 신약개발에 전념하거나 하는 두가지 형태 중 하나를 취하고 있는 대신, 차별화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차별화된 뭔가를 강조하게 되면 결국 이런 기업의 성패여부는 그런 전략이 적합한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되는 거겠죠.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핵심기술인 항체신약개발사업은 장기적으로는 유망하지만,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 및 중기수익모델을 추가해서 단기적으로는 기술용역서비스, 중기적으로는 국내외 제약사와 협력해서 공동신약개발을 한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제 재무정보를 봅니다. 회사는 종속회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를 볼 필요가 없고, 재무제표도 비교적 간단하게 작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자산 총계가 290억, 부채는 53억 정도입니다. 손익계산서에서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및 순이익을 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주목할만 합니다. 그런데, 현금흐름표를 보면, 작년 1분기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더 떨어져있습니다. 순익을 처음으로 냈기 때문에 법인세 납부액이 크게 올라가버려서 그렇게 된겁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된 액수 또한 크게 늘었습니다. 단기금융상품이 10억에서 60억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재무제표 주석에서도 단기금융상품이 크게 늘고, 현금성자산이 줄어들어 있는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벤처기업이 아닌 통상의 기업이라면 경고음을 크게 울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정도는 넘어가도 되는 수준이라 판단했습니다.

재무제표 주석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유심히 보는 부분은 매출 부문입니다. 주요 거래처가 누군지, 거래선이 여러가지 위험요소에 노출되 있거나, 악성 재고(매출채권)등이 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데, 재무제패 주석에서 “매출” 키워드로 검색하면 고생하지 않아도 관련 부분을 읽을수 있습니다. 현재 해당 기업의 최대고객은 상하이 헨리우스 바이오텍이라는 중국회사이고, 이번 분기 매출액만 110억원입니다. 바이오벤처기업 답게 악성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은 거의 없습니다. 재무제표 주석에서 당장 영업이 어려운정도의 단기차입금 급증같은 정황이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만, 앞서의 현금흐름표를 보면 다음 분기의 현금흐름표를 체크해볼 필요는 생각해볼 수 있을겁니다.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을 꼼꼼이 보는 편인데, 이건 분기보고서에는 나오지 않아서 2018년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해봤습니다. 그런데, 참고할만한 내용이 전무하더군요. 기업규모가 너무 작아서 이런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건지, 아니면 공공성이 있는 공시에서 말을 너무 많이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좀 의아한 부분이었습니다.

주주에 관한 사항에서 여타 다른 벤쳐업체가 그렇듯 주요주주의 지분율이 18.8%로 매우 낮습니다. 이런 지배구조에서는 설령 사업이 크게 성공을 해도 정당한 배당을 바라는 건 어렵죠.

임원 및 직원에 관한 사항을 보면, 직원 수가 총 37명이고, 연구직이 사무직보다 훨씬 많은 말그대로 꼬꼬마 회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벤쳐라고 해도 직원수가 너무 작은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연구활동에도 일정 수 이상의 연구인력이 필요한데, 26명의 연구직 직원이 모두 박사급 숙련인력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정도로 사업보고서를 읽는데 1시간 정도 들어간 것 같은데, 결론은 경영상태는 크게 위태롭지 않은 전형적인 벤쳐기업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업보고서를 읽고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니, 300억자산의 회사 시가총액이 현재 3천억정도더군요.

공시를 할 정도로 큼직한 계약건을 보니 녹십자 랩셀과 계약이 보였습니다. 총 계약금은 30억원이지만, 당장 들어오는 돈은 2억원, 임상2상까지 통과하면 10억원 정도 들어오는 계약이더군요. 회사 규모나 통상적인 실적 규모등을 보면 현재의 시가총액을 정당화 하는게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아 보였습니다. 뭐, 벤처기업들이 다들 그렇듯 미래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다들 들고 있는거겠죠.

지금까지 제가 언급한 사업보고서 독후감을 보면 당연한 거겠지만, 제가 해당 주식을 살 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다만, 회사 자체가 무슨 문제가 있다거나, 사업 내용이 사기성이 짙다거나, 회계처리상에 문제가 될 소지가 보인다거나 그런 부분은 없는거 같아요. 사업보고서라는게 이렇게 대박 종목을 뽑아준다기 보다는, 폭탄을 걸러내는 쪽으로 더 유용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진짜 고수분은 사업보고서에서 대박 아이템을 뽑아내고 그러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하는데, 그런걸 보면 공부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혹시 투자의향이 있으시거나,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가 되실지도 몰라, 독후감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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