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기사에 셀트리온 회장이 직접 “주주가 원한다면 내년에라도” 셀트리온 3사가 합병할 수 있다는 소식이 떴더군요.
저야 셀트리온 투자자가 아니긴 한데, 이게 정말로 호재라고 한다면 관심을 안가질 이유가 없지요. 그런데, 이런 합병이 정말로 성사되는 것이 호재가 맞는 걸까요?
셀트리온 투자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면 위의 링크만 보지 마시고, 그 다음편과 속편까지 쭉 봐보시는걸 권합니다. 최근 회자되는 셀트리온 관련 이슈들 중에 별로 의미없는 이슈들이 많고, 사안의 본질에서 비켜나있는 것들이 많은데, 그런 곁가지들을 빼고 나면, 본질적인 문제는 두가지입니다.
1. 오리지널 제약사인 존슨앤존슨이 만약 작심하고 출혈경쟁을 벌인다면 승리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자금력 부족의 문제. 즉 지금보다 더 점유율을 늘리는 데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
2. 지금껏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기업을 나누어서 회계처리를 복잡하게 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주가관리”라는 동기가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문제.
1번이야 어쩔 수 없다 쳐도 2번이 왜 문제냐고 하실 분이 계실겁니다. 자기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안정적이면 당연히 “주주가치”를 보호해주는 것이니 회사가 취해야 마땅한 당연한 책무가 아니겠냐는 거지요.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자기 회사의 주가가 올라간다고 해서 좋아하는 경영진이나 오너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경영진이 자기 회사의 주가가 반드시 안정되있어야 하거나, 혹은 꾸준히 올라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오히려 드문 겁니다. 오너가 자기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거나, 조만간 유상증자든 전환사채 발행이든 주주에게 돈달라고 손을 벌리지 않으면 회사가 위기에 빠지는 상황같은게 아니라면 경영진이 주가관리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는거지요.
셀트리온이 이제 시작한 지 얼마 안되는 스타트업도 아니고, 시총으로만 보면 국내 재벌에 밀리지 않는 대기업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예전 스타트업 때처럼 주가관리에 신경을 안써도 될 정도로 기업이 궤도에 올라왔으니 그동안 금감원에서 회계처리에 대해 지적을 하는 등 여러 잡음들 해결하기 위해 합병을 하는거라면 좋은 신호일겁니다.
반대로, 지금의 분사된 상태에서는 더이상 주가를 안정적으로 떠받치거나 올리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가관리를 지속하기 위해서 합병을 하려는 거라면, 결코 좋은 신호가 될 수 없죠. 셀트리온 회장의 발언을 곧이곧대로만 해석한다면 오히려 안좋은 리스크라고 봐야 합니다. “주주가 원한다면” 통합을 하겠다는 말을 곧이곧대로만 듣는다면 결국 주가관리를 위해 3사통합을 하겠다는 거니까요.
두 시나리오 중 어떤 시나리오가 진실에 가까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둘 중 어느쪽이라고 해도 지금보다 더 셀티리온이 더 고평가되기는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다른 기업들처럼 경영진이 더이상 주가에 신경을 안쓰게 되도 그렇고, 반대로 지금보다 더 절박하게 주가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주가의 부침은 더 커질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