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기관에 쫄지 마세요.

외환위기 때도 그랬지만, 2008년에는 인터넷이 많이 보급된 탓인지 유난히 미네르바 같은 협잡꾼이 설치고 돌아다니면서 음모론이 심하게 횡행했었죠. 그러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당연하듯 받아들여지는 명제가 외국인이나 기관이 개미들 돈을 빨아먹으려고 작전을 치고, 그것 때문에 개미들이 털린다는 이야기일겁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외국인이 연일 팔아제끼는 와중에 코스피가 조금 반등하려 하니까 개미들 잡아먹으려는 외국인의 술수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게시판에 올라오는 것만 봐도 그런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있는것 같습니다.

그런 식의 음모론이나 헛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영원히 주식해서 돈벌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이 무슨 대단한 국제조직을 형성해서 우리나라 개미들 돈을 어떻게 하면 털어먹을 수 있는지 연구해서 십수년에 걸쳐 조직적으로 작전을 치는게 아닌 이상, 지금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돈을 빼는건 그냥 단순하게 외인들도 쫄리니까 돈을 빼는겁니다.

미국 본진에서 금융위기를 암시하는듯한 일련의 이벤트들이 숨쉴틈 주지않고 몰아치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패닉이 극대화되다보니 일단 어마어마하게 레버리지를 땡겨서 투자를 했던 세력들은 당장 빚갚을 돈(달러)을 준비해놔야 합니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리면 오를게 뻔한 자산들도 헐값에 팔고 달러를 확보하려는 거지요. 정확히 말하자면 달러를 확보하는게 아니라 파산하는 것만은 면하려고 발버둥을 치는겁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가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달러를 확보하지 않으면 언제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그들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에 계속 원화도 팔고, 우리 국채도 팔고, 주식도 파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이게 극단에 다다르면 보통 달러보다 안전하다고 일컬어지는 일본 엔화조차도 다 팔고 달러빚 갚으려다 보니 달러대비 엔화약세라는 기형적인 현상도 나오는 거지요.

과연 그런 패닉이 언제까지 계속되겠습니까? 세계경제가 아무리 망가져도 기축통화국들의 돈이 무한에 가깝게 풀려나갈거라는 시나리오를 부정할 수 있는 변수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나 달러약세는 필연에 가까운 귀결이라고 봐야죠.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손들, 외국인들이 일시적으로 부채함정에 빠져서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버티면 그게 기회가 되는거죠. 물론, 다시 물이 들어와도 먼저 들어오는 분야가 따로 있고, 크게 들어오는 분야가 따로 있을겁니다. 코스피가 1순위로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니 당연히 지금 주식 사놓으라는 말도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건 “외인” 이나 “기관”이라는 단어에 쫄지 마라는 거지요. 그네들도 다 사람이고, 지금같은 장에서는 개미들보다 100배는 더 겁에 질려있는 입장입니다. 빚내서 투자하다 허겁지겁 투자한 자산 헐값에 다 내던지고 파산만 면하느라 허우적대고 있는 외국인 큰손들보다는 빚없이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개미가 훨씬 더 막강한 존재입니다. 지금 같은 장에 안죽고 살아남는 개미분들은 스스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질 자격 있는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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