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원유 가격 가지고 배팅을 하시는데, 원유는 정치적인 이슈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더해 지금 가격이 너무 애매한 가격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금 가격은 단기적으로 하방으로 갈 요인이 더 많아보이더군요.
1. 남아공 국채가 투기등급으로 전락했습니다.
과거에는 남아공이 전세계 금 채굴량 1위였는데 지금은 채굴량이 줄어든 이유가 채굴을 계속하면서 더 깊이 파내려가야 하다보니 단가가 올라간 것에 더해 최근까지 남아공 란드화가 강세여서 금을 채굴해도 단가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아공 란드화가 폭락했으니, 당연히 금 채굴량은 폭증할 겁니다.
2. 외환보유고에 금 비중에 대한 전망이 문제입니다.
외환보유고 중 금 비중이 높거나 계속 비중을 늘려왔던 나라들이 과연 앞으로도 금을 계속 매입할 것인가 하는 점이 의문입니다. 산유국들이 감산에 대해 회의를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이미 6일 예정되었던 회의가 한차례 연기되었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원유가격이 안정될만큼의 감산을 이끌어낼지 의문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감산을 한다고 해서 산유국들의 재정이 좋아질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감산을 하는 양보다 가격 상승이 더 가파라야 재정이 호전될텐데, 지금처럼 선진국 수요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감산이 오히려 재정에 큰 타격을 줄수 있습니다.
3. 달러화 강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선진국대비 달러화가치인 달러인덱스도 여전히 100을 넘기고 있지만, 신흥국대비 달러화가치를 보여주는 OITP index도 굉장히 올라가있다고 합니다. 여러 기사들에서 OITP 지수를 언급하길래 실제 수치를 찾아보려고 해도 무슨 이유에선지 1월6일데이터 이후로는 검색이 안되더군요. 이 부분 혹시 확인할수 있는 방법 아시는 분 계시면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4. 실물경기 침체의 여파가 아직 시작도 안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시스템 붕괴에 대한 패닉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실제 경기불황이 진행되면서 지리한 파산과 채무조정같은 디레버리징을 겪어야 하는 시기를 거쳐야 합니다. 금 가격은 인플레이션이 눈 앞에 와있거나, 유동성이 급격하게 늘어날 때 올라갑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위험하다는 소식은 많아도 아직 굵직한 기업들 중 어느 기업 하나 파산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금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자금경색이 여러 부양책들에 의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달러만 찾는 달러경색이 해소되었기 때문에, 부양책으로 유동성이 풀렸을 때의 기대감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저도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런 생각으로 금값 상승 포지션에 들어갔다가 나왔습니다만, 지금까지 미국 정부와 연준이 어마어마하게 쏟아냈던 부양책들은 일시적인 시스템붕괴를 막기 위한 정책들이었지,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부양책들이 아닙니다. 그런 본격적인 솔루션이 나오려면 통화정책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재정을 끌어서 쓰려면, 국회의 비준과 시간에 더해 “명분”이 필요합니다. 그 명분이란 다름아닌 실업증가가 되돌리기 힘들정도로 주요기업들이 파산하는것 같은 가시적인 위기상황이겠죠. 그런 본격적인 재정정책이 집행되려면 몇달은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 재정정책이 제대로 집행이 된 다음이 되어야 유동성이 금을 포함한 자산가격 상승 내지 회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단기적으로는 원유감산 협상을 하기로 예정되있는 이번 주 까지 분할매수로 3분의 1정도, 이후 협상추이를 보면서 나머지 3분의 2를 매수할 생각입니다. 어차피 다 잃어도 전혀 지장이 없는 액수만 가지고 해야지 기댓값을 높일수 있기 때문에 계좌 전체 중 5%정도만 투자할 생각이긴 한데, 손절선은 50%정도로 여유있게 잡고 시작할 생각이네요. 이렇게 미리 계획을 짜두어야 매매하는 동안 고민을 안하고, 변수가 생기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