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자동차 시트와 내장에 들어가는 가죽제품 납품하는 회사들을 관심가지고 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 원재료인 소가죽 가격의 꾸준한 하락
내장재의 고급화 추세로 인한 수요증가
업계 재편에 따른 순위변화
그러다 지난 3월달을 기점으로 관심을 버렸죠. 당시 중국쪽에서는 자동차 판매량이 90% 감소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판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는데, 이제 1분기가 되어서 실적과 재무제표가 나와서 다시 들어갈만한 상황이 언제쯤에나 나와줄런지 살펴봤습니다.
제일 먼저 나온게 유니켐이라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니 매출액이 생각보다 많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전년 1분기 대비 오히려 매출은 249억에서 297억으로 늘었고, 제일 실적이 좋았던 작년 4분기 대비로는 391억에서 297억이니 생각만큼 큰 폭의 매출감소는 아닙니다.( 4분기 매출을 보려면, 연매출에서 그 전 3분기 재무제표에 나와있는 3분기까지 누적매출을 빼주어야 합니다. 따로 4분기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전년 1분기 대비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오히려 감소한 게 눈에 띕니다. 해당 업체는 계속해서 공장시설을 확장해가고 있는 회사고, 작년보다 시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규모의 경제를 살려 동일 매출 대비 비용감소로 순익이 늘어나야 하는데, 정 반대가 되었습니다.
해당 업체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은 재고자산회전율입니다. 매출액에 비해 재고자산이 너무 많이 쌓여있고, 계속 늘어가기 때문에 돈이 도는 속도가 자꾸 느려진다는 점인데, 이번에도 재고자산은 크게 늘어서(전분기 대비 37억 증가), 이로 인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이번 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이 와중에서도 계속 공장설비를 늘려가고 있어서(유형자산 취득)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이전보다도 더 크게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렇게 영업활동 및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난 것을 재무쪽에서 벌충하기 위해 1분기에 추가로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단기차입금 200억원이 늘고, 그동안 빌려왔던 빚을 갚은 것은 70억원이므로, 신규로만 130억원의 차입이 는거죠.이렇게 차입금이 늘기 시작하면 조달비용이 올라가게 될 수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회사채 발행시 액면 이자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회사가 작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돈을 빌리는것만으로는 영업이 쉽지 않아 전환사채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전환사채에 쿠폰이자가 붙지 않다가, 2년 전에는 3.46%, 작년에는 5.5%의 이자가 붙게 됩니다. 올해 2월달에도 6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때 붙는 이자는 5.2%로 역시 만만치 않은 이자율입니다.
지금까지는 이전부터도 계속 존재했던 리스크들이고, 딱히 문제가 더 심해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들이지만, 이번 1분기 재무제표에서 새롭게 나타난 문제점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다름아닌, 제조원가가 올라갔다는 부분입니다.
전분기(19년 4분기) 대비 매출액은 줄었는데(341억->297억), 매출원가는 오히려 180억원에서 231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왜 매출원가가 줄었는지 보면 제조원가가 182억에서 254억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 자세한 내역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것이라 주석에 공개는 안되어있습니다. 다만, 비용들 중에서는 특히 외주가공비가 8배 이상 늘었던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전분기에는 5억이던게 42억으로 외주가공비가 늘었고, 이 외에도 많은 원인으로 매출원가 뿐 아니라 판관비도 함께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 하나만으로는 제조원가의 증가를 다 설명해주지는 못합니다.
한마디로 코로나19의 영향(수주감소로 인한 매출감소)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 내부에서의 제조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이미 악화되고 있는게 지난 1분기의 상황이라는 거지요. 이렇게 되면, 본격적으로 매출이 줄어들 수 있는 2분기에는 훨씬 더 상황이 안좋아질 수도 있는거지요. 투자에 조심해야 할 때이고, 주가도 이를 반영하듯 저조한 상태입니다. 업황 자체가 나뻐지면 이제 막 시설을 확장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소규모 신생업체가 훨씬 더 어려울테지요.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이 어려운 고비를 잘 해결해서 내년이든 그 이후든 자동차 판매가 늘고 업황이 회복된다면,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회복할 수 있는 업체도 이런 기업들일겁니다. 그래서 올 한해동안은 여전히 관심을 끊지 않고 계속 지켜볼 가치가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고 봅니다. 물론, 이전보다 더 많은 액수의 전환사채발행을 하거나, 그마저 불발된다든지, 부채 조달비용이 지금보다 더 커지게 된다면 설령 투자를 하다가도 나와야겠구요.그래서 다음번 2분기 보고서가 나올 때에 특히 더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하는것도 매출이나 순이익이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