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 부의 추월차선

부의 추월차선을 쓴 저자의 편향된(부자가 되려는 열망도 없고, 부자도 아닌 우리들 입장에선) 시각은 차치하고라도,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많은 거짓말들에 대해 건드리는 내용들은 새겨듣고 거듭 고민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의 제목처럼 투자만으로는 우리가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진실을 깨닫는 것이 인생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미래를 설계하는데 가장 중요한 첫단추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가 보통 투자대가라고 칭송하는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부자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왜 투자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가당치도 않은 명제를 들이댈 수 있느냐 화를 내실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거부가 된 투자대가들이 정말로 “투자”라는 행위 하나만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쌓을 수 있었는가를 생각해보면, 문제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걸 깨닫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렌버핏은 벤자민 그레이엄의 가치투자를 통해 부자가 되었을까요? 그가 운영했던 투자조합과 회사가 가장 크게 돈을 벌 수 있었던 데에는 투자라는 행위 그 자체라기 보다는 과거 미국 보험업 법규의 헛점을 이용해 보험사가 유치한 고객의 돈을 자신의 투자에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버크셔 헤서웨이가 기업을 인수할 때마다 엄청난 규모의 레버리지를 활요했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버핏은 레버리지를 안쓴게 아니라 필요한 시점에 가끔씩 낮은 이자와 충분한 상환기간을 확보한 후 사용했다고 스스로도 주주서한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이거저거 다 떠나서 버핏은 자기 자신만의 재산으로 투자를 한게 아니라 그를 믿고 자산을 맡겼던 수많은 고객들의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한겁니다. 그가 투자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투자라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남의 돈, 즉 레버리지라는 점을 잊으면 안됩니다.

물론,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고객의 돈이나 레버리지를 가지고 부자가 된 경우 외에도 다른 형태로 “투자”를 이용해 부자가 된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다는 성공사례를 홍보하면서 그 비법을 전수해준답시고 강의를 하거나 책을 팔아서 그걸로 부자가 된 경우입니다.

결국, 월급장이던 무일푼이던 간에 빚 없이 여유자금을 아끼고 아껴서 투자를 정말 잘하면,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는 “중산층” 정도,,, 조금 더 쳐주면 부유층 정도밖에 될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이렇게 될수밖에 없는 이유는 복리의 마법이라 불리는 복리계산식을 조금만 살펴봐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자산 = 원금*(1+수익률)^운용햇수

통상 세금이나 물가상승율을 빼면 주식이나 부동산같은 투자자산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평균 수익률이 3-5%에 불과한데, 여기서 10년을 굴려봐야 원금의 2배를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복리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최소한 20년 이상을 꾸준하게 기대수익률 이상으로 굴려야 마법 비스무리한 복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거지요. 즉, 통상적인 수익률로는 절대로 투자로 부자가 될 수 없다는거죠. 정말로 부자라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자산이 쌓이려면 10년 이상 연 2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하던지, 아니면 원금 자체가 수억에서 수십억이 되어야 합니다.

수익률을 20%이상으로 높이려면 위험을 감수하고 레버리지를 있는대로 끌어써야만 눈에 확 띠는 부의 증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는것 자체도 위험한 승부수이지만, 그런 걸 우리가 과연 “투자”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고민이 될수밖에 없죠. 결국 투자라는것 하나만으로는 결코 가난한 사람을 부자로 변신시켜주는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투자는 이미 부자인 사람에 한해서만 더이상 일을 하지 않고도 자신의 부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늘려갈 수 있게 해주는 진짜 마법이 되줄 수 있습니다. 반면 중산층에게 투자는 열심히 일해서 은퇴하기 전까지 모아놓은 목돈을 노후에도 큰 걱정 없이 살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재무수단이자 생존의 도구라고 보는게 맞겠죠. 물론 그것도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해야 가능하겠구요.

그럼 나이가 들어서 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충분한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에게 투자는 무슨 의미일까요? 그들에게 투자란 절박하고 급한 마음에 레버리지를 한껏 동원하도록 내몰린 끝에 자칫 파산을 하게 만들수도 있는 위험한 함정이자 짜릿하고 자극적인 도박의 한 종류에 불과한 것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의 추월차선을 읽으면서 투자를 어떻게 잘 하는가 고민하는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투자를 통해서 내가 무엇을 기대하고 목표로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철학적인 고민도 그만큼 필요하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 글을 써봤습니다. 그러한 고민을 올바르게 하지 않고 하는 투자는 아무리 자 되더라도 투자가 아니라 유흥이나 도박, 종국적으로는 지나친 레버리지를 초래하는 덫이 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통해 지금 있는 부라도 끝까지 지켜야겠다는 것도 결코 실천하기 쉽고 무난한 목표가 아닐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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