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애플, 구글, 아마조, 테슬라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

예전에 책 사고나서 2번, 최근들어 3번 합쳐 5번째 읽고 있는 책이 피터 틸의 “제로 투 원”입니다. 기술기업에 투자하고 계시는 분은 정말 진지하게 책을 읽고 내용들을 적용해보는게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상 모든 기업을 딱 두가지 부류로 분류합니다. “경쟁기업”과 “독점기업” 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도 경쟁은 좋은 것이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잘못된 편견(경쟁 이데올로기)이 만연되있는것 같습니다. 저자도 이를 지적합니다. 경쟁이라는건 기업이 하고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어쩔수 없이 하는겁니다. 기업이 시장을 차지해서 돈을 벌고는 싶은데, 기업이 능력이 모자라고 경쟁우위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한정된 시장에서 피말리는 무한경쟁을 끝도없이 지속하다보면 100번을 싸워 이겨도 다음 101번째에는 마지막 도전자의 거센 도전에 밀려 파산하든지, 화려한 역사만 내세우는 별볼일없는 기업으로 연명하다 헐값에 어딘가로 팔려나가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경쟁기업들은 모든것을 희생하며 경쟁을 해야 하기때문에 온갖 비도덕적인 관행들을 저지르려는 유혹에 노출되며 그런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충분한 복리후생이나 비젼의 실천은 어불성설, 낮은 급여와 혹사에 시달리며 고통받게 됩니다. 그렇게 당장의 눈앞에 경쟁자만 바라보며 서로 대적하다 정작 시대가 바뀌며 몰려오는 큰 파도를 보지 못하고 사이좋게 함께 쓸려나가는 코메디도 자주 목격하구요.

결국, 어떤 과정과 수단을 통해서건 결과적으로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획득, 이를 무기로 감히 다른 회사가 경쟁할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드는 독점회사야 말로 바람직한 기업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저는 100% 동의하며, 가장 전형적인 독점기업인 애플이나 테슬라, 아마존, 구글같은 회사들이 정말로 투자함직한 회사라는 것에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는 제목처럼 애플이나 테슬라 주식을 살 생각이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미 수많은 투자자들에 의해 조명받고 그만큼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고, 그 다음의 이유는 내가 공부를 통해 실력을 축적하는 투자실습을 위해서는 이들이 그리 적합한 종목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가 영어로 되어있고, 워낙에 기업을 잘 알고 있는 고수가 많아서 주가를 크게 올릴수 있는 호재를 남보다 더 일찍 예측하거나 전망해서 투자액을 늘리는게 불가능합니다. 악재가 생겨 주식을 빼는것도 언제나 뒷북을 칠수밖에 없구요.

물론, 내가 소외된 기업들을 열심히 공부해도 모든 악재와 호재를 남들보다 먼저 예측해서 먼저 움직이는건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10번 중 3번만 사업보고서를 정독하거나 의도를 가지고 언론기사 모니터링을 하면서 알아낸 정보에서 악재나 호재의 가능성을 먼저 보게되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할수가 없죠. 물론, 마음이 편안한 투자가 수익률은 오히려 잘 안나오기 쉬울수는 있습니다만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내 인생에서 더 큰 돈을 장기적으로 투입할 수 있게 해줄수는 있는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독점적 지위에는 애플이나 아마존, 테슬라같이 범접하기 어려운 절대적 지위도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과점적 지위나 단기적으로만 유효한 잠정적인 경쟁우위만으로도 얼마든지 돈을 벌수 있고, 투자할 기회가 생겨나고 있는게 현실세계입니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도 그런 기회를 찾아보기 어렵다면, 그것만으로도 인버스든 곱버스든 대박기회로 연결될 수 있는거죠. 당장 저만해도 주식 시작해서 지금까지 투자했던 종목 중 제일 대박을 쳤던게 TVIX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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