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직장인의 주식투자 포기과정

대기업에 다니던 한 직장인이 어느날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직장에서 제대로 적응을 못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며 고생하던 중, 직장에 오랫동안 근무한 한 선배의 급여명세서를 우연히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그렇게 몸바쳐서 오랫동안 직장을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신입인 자신의 월급과 별 차이가 없는 명세서,,, 이때부터 그는 심각하고 진지하게 “직장을 나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그 준비를 위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세운 최초의 계획이 주식투자로 경제적인 자유를 얻자는 거였습니다. 대기업 연봉만으로는 직장을 나와서 뭔가를 해볼수 있는 목돈을 만들수 없다 생각해 아르바이트와 프리랜서 일을 한계까지 끌어와서 월200만원의 돈을 계속 모으고, 연 2,400만원의 돈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연8%의 수익률을 꾸준히 올린다면, 30년 후에는 매년 1억원을 저축하는 것과 같은 복리효과를 누릴수 있다는 계산이었습니다.

주식투자가 결코 쉬운 방법이 아니라는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급여만으로는 답이 없다는게 뻔하고 사업은 할 엄두가 나지 않았으니 어쩔수 없는 선택에 가까웠습니다. 이 돈은 절대 잃어서는 안되는 목숨같은 돈이었으므로 나름으로 가치투자를 한답시고 영업이익률이 유지되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도, 동시에 자산도 많이 보유하면서 저평가된 기업들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치주들은 대다수가 시총이 작은 중소형주이면서 창업주나 그 자녀가 최대주주인 경우가 많아서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운이 좋아 이렇게 투자했던 종목 중 하나가 정치인테마주가 되어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급등한 주식을 고점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팔았습니다. 고점을 찍고 한참을 하락한 후에야 팔았던 겁니다. 팔고 난 후 주가가 오르면 미련이 생겨서 괴롭고, 팔지 않고 놔두었는데 떨어지면 이 또한 괴로웠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사람은 그런다고 괴로울 일이 없을테지만, 자신에 대한 신뢰가 낮은 그난 팔아도 괴롭고, 팔지 않아도 괴로운 상황이 계속되었고, 주식을 계속 공부하고 연구해도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는건 아니었기 때문에 수익이나 손실과는 상관없이 주식투자는 그에게 괴로운 행위였습니다.

그러다 처음 계획했던것처럼 달달이 200만원을 주식계좌에 투입하는게 너무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실천하려니 생각보다 몸과 마음이 훨씬 힘든 상황에서 주식투자 자체도 괴로움을 느끼다 보니 더욱 벽에 부딫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연수익률 8%라는 목표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에 공부를 더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고통은 더 심해졌습니다. 설령 성공해서 회사를 나와 전업투자자가 된다한들, 그게 자신의 자유와 행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고통의 연장일수 있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친겁니다.

그렇게 공포와 불안이 극대화되자 드는 생각에 “그렇게 나를 갈아넣어 모은 돈,,, 차라리 써보기나 할 걸” 하는 자괴감, 여기에 더해 연수익률 8%라는 목표치가 더이상 합리적인 노후설계의 마지노선이 아니라 “고작 8% 수익률을 내려고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 그는 주식투자에 손을 떼게 됩니다.


이 직장인은 실존인물입니다. 현재는 나름 유명한 유투버인 신사임당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이런 절박함과 압박감 속에 괴로워하며 매번 실패와 좌절을 겪던 그이지만, 지금은 월 수입이 수억원을 넘어가며 목표로 했던 “자본주의 이기기”, 즉 경제적 자유르 거의 달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가 최근 출간한 자신의 이야기인 “Keep Going”은 많은 여운을 남겨주는 책입니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그가 느끼고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읽으면서 생각나는 책이 하나 있는데, 만화 딜버트의 작가인 스콧 애덤스가 쓴 “열정은 쓰레기다” 입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20356628

스콧 애덤스가 이 책에서 역설하고 있는 내용들이 거의 고스라니 신사임당의 실패와 도전, 성공사례를 통해 실전 적용되는 드라마 한편을 책으로 보는것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신사임당의 직장인 시절 주식투자 포기담을 보면, 투자 액수나 전략, 과정들에서 제가 선택했던 것과 닮은 점이 굉장히 많다는걸 느꼈습니다. 그만큼, 신사임당이 직장인 시절 주식투자를 도전한 동기나 전략, 노력의 과정들이 어느것 하나 불합리한 부분이 많지 않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하지만, 저는 그가 느끼는만큼의 스트레스나 절박함, 압박감을 주식투자 과정 중에 전혀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가 주식투자에 실패해서 포기하게 된 결정적인 패착은 뭐였을까요?

투자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 부의 추월차선을 읽

예전에 제가 썻던 글입니다만, 여기서 신사임당과 제가 주식투자에 관해 다르게 접근했던 시각의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주식투자를 통해 나 자신의 부와 미래수익을 지키려고 시작했고, 직장인 신사임당은 주식투자를 통해서 부자가 되겠다고, 경제적 자유를 쟁취하겠다고 시작한게 큰 차이점이 아닌가 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힘을 잔뜩 주고 풀악셀을 밟고 시작했으니 그의 책 제목처럼 오랜동안 킵고잉(keep going)을 지속할 에너지를 보존할 수 없었던 거지요.

이러저러한 시행착오와 반성 끝에 신사임당은 하나의 진리를 깨닫고 방향전환을 시도해 지금의 성공적인 여정을 이끌어냈습니다. 주사위 게임을 통해 구현되는 사고실험에 관한 내용인데, 그것까지 제가 언급하면 고생해서 책을 쓴 저자에게 너무 미안하므로, 책을 사서 확인해보시는걸 권하는걸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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