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나녹스의 공통점

제가 며칠 전에 나녹스 까는 글을 썼었는데, 타이밍이 우연히도 주가 고점 찍고 숏리포트 나오기 얼마 전이어서 판단에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제가 썼던 글을 찬찬히 읽어보시면 나녹스가 개발중인 제품이 가짜라거나 대놓고 사기를 치고 있다는 내용이 아니라는걸 확인하실 수 있을겁니다.

거기서 제가 말하려던 내용은 나녹스가 주장하고 있는 제품 개발로드맵이라든지 CT처럼 생겼지만 훨씬 작고 가벼운것처럼 CG를 만들어놓은 나녹스-아크라는 장비가 정말로 자기들 주장대로 만들어졌다고 치고,,, 그런 제품이 세상에 나오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것인가 그걸 생각해보자는 거였습니다. 물론, 댓글에서 촬영한 영상을 올려주셔서 그 영상가지고는 임상에서 써먹을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말까지는 했지만, 중요한 건 그런 사업로드맵이 정말로 현실이 되었을 때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가 그걸 생각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설령 나녹스가 주장하는것처럼 1천만원짜리 X레이촬영장비(나녹스 아크 말고)를 제3세계에 공짜로 뿌렸다고 했을 때 그게 과연 어느정도 수익이 되느냐, 그게 회사가 단기간에 기대할 수 있는 현금흐름의 최대치가 될텐데 상식적으로 제3세계에서 X선장비를 선진국처럼 1억원 넘게 도입해서 운영하는게 힘들어서 값싼 장비를 목빼고 기다리기는 한걸까,,,, 1천만원짜리 장비를 제3세계 각지에 다 무료로 빌려주는거까지는 그렇다 쳐도 그 장비가 고장났을 때 수리나 교환, 주기적인 정비등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망을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과연 장비 한대당 1천만원 이상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가,,,, 제3세계의 병원들 입장에서 그냥 중고장비 싸게 수입해와서 자기들이 운용하는게 훨씬 남는장사인데 건당 몇만원씩이나 내주면서 고작 1천만원짜리 장비를 무상임대받는걸(그것도 화질이 떨어질수밖에 없는 장비를) 선호할 이유는 어디있을까,,,

그냥 영상의학 장비를 팔거나 실제로 장비를 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이게 말이 되는 사업모델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거지요. 그것도 디텍터나 영상처리같은 핵심기술은 없고 X선발생장치 특허 하나만 가지고 있는 기업이 다른 부분에 대한 언급이나 인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저런 로드맵을 대놓고 말하면 황당할수밖에 없는거죠. 정말로 업계에 한번이라도 몸을 담궜던 사람이라면 저런 식으로 로드맵을 발표할수도, 사업전략을 저렇게 짤수도 없는거니까요.

결국, 우리가 판단할수 있는건 그들이 제시하는 증거의 진위가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비젼과 전략이 합당한 것이냐 그 부분에 있는겁니다. 이건 지금의 테슬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들이댈수 있는 잣대입니다.

배터리데이에서 큰 의미를 찾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핵심은 2,3년 안에 배터리를 지금보다 왕창 많이, 그리고 싸게 만들겠다는 겁니다. 당연히 좋은 일이죠. 다른 경쟁사들보다 앞서서 전기차 양산을 앞당겨서 선점하겠다는걸 비판할 이유는 없지요. 그럼, 그렇게 전기차를 싸게 많이 만들어서 잘 팔아서 얼마나 많은 돈을, 얼마나 오랫동안 벌 수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전세계 연간 자동차판매량이 8천만대가 안됩니다. 이 중 전기차 판매예상은 2025년에 1천만대라고 하니, 이 전기차들 중 테슬라가 70%를 넘게 판다고 상상을 해봅니다. 그러면 1년 전기차 판매가 7백만대, 여전히 전기차 배터리 원가가 압도적이니 지금의 내연기관자동차보다 마진이 쎄게 나올수 없습니다. 그러면, 2025년에 테슬라의 꿈이 100% 이뤄졌다고 했을 때 1년에 천만대 넘는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지금의 도요타 대비 현금흐름이 더 좋아질 수 있나요?

그럼에도 현재 테슬라의 시총은 도요타의 두배를 넘기고 있습니다. 비젼이 나쁜건 아니지만, 현재 시총을 고려하면 테슬라의 비젼이 너무 소박하다고 평가할수 밖에 없는거죠.

결국, 테슬라가 되었든 나녹스가 되었든 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비젼과 로드맵의 최대치를 땡겨와도 현재의 시총을 정당화하기는 힘들다는 문제는 같습니다. 결국, 테슬라도 전기차 짱 많이 팔아먹겠다는 비젼만 가지고는 안되니까 자율주행을 넘어 공유경제같은 더 원대한 드림을 가져오는건데, 그건 또 그게 제대로 실현이 되봐야 아는 문제고 당장은 이렇게 풀로 땡겨온 비젼이 과연 아무런 걸림돌이 없이 제대로 성사될지 어떨지도 확실하지 않죠.

당장 양산의 문제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건 예전 모델3 양산에 차질을 빚자 일론 머스크가 밤잠을 설쳐가면서 공장에서 살다시피 메달렸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금방 떠올릴 수 있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나녹스건 테슬라건 지금 시점에서는 투자할 일이 없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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