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과거 대공황 이후 및 2차대전 후에 발행했던 막대한 국채를 별다른 부작용 없이 해결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행한 국채도 별다른 문제 없이 해결이 될거라는 낙관론을 견지하는게 아주 이상한 생각도 아니고, 어쩌면 가장 무난한 결론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면 안되는게 당시의 미국은 무역수지가 흑자였을뿐 아니라, 자본수지로도 순채권국이었다는 점입니다. 1차대전 이후부터 2차대전 후까지의 수십년동안 내내 영국 독일 일본 할것 없이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은 미국의 차관으로 연명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금본위제도 하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금을 보유하고 있었죠. 금본위제 시스템 하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전쟁물자 조달을 위해 전세계 국가들이 금을 미국에 건네준 결과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달러를 찍어내도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지 않고 강하게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달러가 전세계에 뿌려져도 가치는 온전히 유지되다보니, 금이 다 떨어진 영국의 파운드화를 밀어내고 달러화가 기축통화가 될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을 거부한 이후 쌍둥이 적자와 달러화가치 하락이 쉬지않고 누적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안에서 소화된 채권은 문제가 없다 해도, 외국에서 소화된 채권은 문제가 생길수밖에 없죠. 그렇게 역외로 유출된 미국채까지 미국이 달러를 찍어서 매입한다면, 반드시 달러화가치는 과거와는 달리 폭락할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모든 국채를 100% 해결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다다르면, 먼저 포기하게 될 국채와 끝까지 매입을 하게 될 국채로 나뉘어져 가치가 차별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구태여 스티븐 로치 교수같은 비관론자 말을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반대로 무조건적으로 미국경제는 지금까지 그랬듯 영원히 망하지 않을거라고 맹신하는 것도 경계해야 할거라는 겁니다. 특히나, 미국이 전세계의 패권국으로 등극하게 된 1,2차세계대전 전후의 경제상황을 준거로 삼아서 낙관론을 펼치는건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