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장기투자인가

일단 저는 장기투자를 해본적이 없습니다. 이제 주식 시작한지 2년째인데 장기투자를 해볼수가 없지요. 지금 들고 있는 종목들도 제일 오래 들고있는 종목이 7개월 조금 넘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요즘 코스닥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지면서 갑자기 장기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부쩍 커진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분위기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이 장기투자의 장기가 과연 어느정도 기간을 의미하는걸까 하는겁니다. 10년 이상을 말하는거라면 저는 장기투자를 할 자신이 전혀 없고, 애초에 장기투자를 생각해보지도 않았을겁니다. 1년 정도를 장기투자라고 말한다면 좀 애매한 감이 있는것 같습니다. 장기투자라는게 도대체 어느정도 이상의 기간인지 공통된 합의는 도출할수 없을겁니다.

다만, 왜 많은 책들이나 상당수 전문가들이 장기투자를 단타보다 더 권장하는지는 분명합니다. 인간이 컨트롤할 수 없는 단기적인 변동성을 헷지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수익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코스닥 중심으로 하락폭이 큰 이유는 누가 뭐래도 3억 양도세 이슈가 가장 큽니다. 해당 이슈에 걸려서 어쩔 수 없이 주식을 팔아야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수 있지만, 누가 뭐래도 작년보다 몇배 더 많은 매도압력일거라는건 초등학교 산수만 공부해도 알 정도로 명확합니다. 당연히 그렇게 명확해진 수급이슈에 편승해서 매도하고 싶은 사람들과 돈도 당연히 큽니다.

문제는 이런 이슈가 어제오늘 갑자기 나온 사안이 아니라는 겁니다. 올해 초부터 계속 거론되어왔던 이슈입니다. 적어도 “장기투자”를 고민해왔던 사람이라면 해당 이슈때문에 장투를 그만둔다는 말을 하는건 자가당착일수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연말 연초의 변동성에 휘둘릴 필요 없이 계속 들고가는게 장기투자자라면 자연스러운 입장입니다.

그 다음으로 드는 의문은 오너리스크 때문에 장기투자를 못해먹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너리스크는 말 그대로 승계나 경영권프리미엄 행사를 위해 오너가 시장을 교란함으로서 생기는 손실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장기투자를 한다면서 그런 오너리스크에 대해 지금까지는 고민을 안했다가 이제 와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변동이 오니까 장기투자를 포기한다는것도 논리적으로 납득이 안됩니다. 애초에 오너리스크를 고려하지 않고 장기투자를 한다는게 말이 안되는거잖아요. 정말 좋은 기업이 맞다고 한다면 오히려 오너리스크로 주가가 떨어지면 그 때야말로 싸게 추가매수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제가 보기에는 정말로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했다 그 원칙이 깨졌다기 보다는 정확한 목표가나 어떤 상황이 되면 주식을 처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설정하지 못한 채 주식을 매입했다 지극히 일시적인 가격의 등락에 기존의 투자근거를 망각하고 추종심리에 항복하면서 내거는 명분으로서 “장기투자는 죽었다”라는 주장을 하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럴바엔 팔때 팔더라도 그냥 다들 팔기 바쁜 대세 하락장이고 시장참여자들의 심리가 좋지 않으니 잠시 피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파는게 훨씬 생산적인 태도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그렇게 정리를 하고 있어야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아지는 상황에서 재빨리 들어와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향유할 수 있거든요. 그게 아니라 거창하게 ”한국 주식시장은 글러먹었다”거나 “장기투자는 죽었다”는 식의 비장한 일갈을 하며 장을 떠나면 상황이 좋아져도 자기가 뱉었던 말 때문에 쉽게 들어올 수 없을거 같아요.

제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도 최근들어 하락폭이 다들 상당합니다. 연말이 오기 전에 수익나던게 다 손실로 돌아설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저는 현금비중을 안줄일 생각이고 물타기나 추가매수할 계획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해서 손실난 종목을 손절할 생각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실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는 종목들밖에 없으니(한 종목은 전망이 애매까리해서 배당 받고 처분할까도 생각중입니다만) 가격이 빠진다고 팔 생각은 전혀 없어요. 내년 상반기까지 큰 사단이 안났는데 손실이 크게 나있으면 그 때 물타기를 할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 장투가 맞냐 단타가 맞냐는 정답이 있을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같은 단기변동성에 어떻게 대비하거나 대응할지에 대한 플랜은 항상 고민해두고 있어야 하고 그 답으로서 장투든 단타든 자기만의 결론을 내리는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애초에 매입한 이유가 분명하고, 그 이유를 충실하게 관철하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팔거나 보유를 한다면 장투든 단타든 최소한 크게 손실이 날 확률은 줄어들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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