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지금 테슬라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

제가 아끼는 책 중 하나인 내일의 금맥(마크 파버)에 나오는 그래프입니다. IT버블 전후로 기술주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과 나스닥 지수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지요. 붉은 색으로 1-4번으로 표시한 부분이 중요한 국면들입니다. 물론, 펀드로의 유입액이 개인투자자들까지 합친 전체 유입액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1번 국면은 그전까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던 기술주들이 처음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기술주들에 자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서기 시작한 때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자금유입이 먼저 있었던게 아니라 기술주들의 상승이 먼저 나왔다는 점입니다. 돈이 들어가니까 오른게 아니라 가격이 오르는게 보이니까 너나 없이 돈을 들이붓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펀드에 본격적으로 돈이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왜 나스닥이 오르고 기술주들이 상승했을까요? 매스미디어의 영향이 컸겠죠. 물론 그 이전에 1990년대 후반의 암울했던 투자상황(동아시아 외환위기, 러시아 외환위기)으로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가 점점 퍼지던 때였습니다. 그러다 1998년 8월 러시아의 모라토리움, 뒤이은 LTCM의 파산으로 연준은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합니다. 그떄가 98년 8월, 정확히 1국면과 2국면의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이젠 정말 신경제와 기술주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게 컨센서스로 받아들여지게 된거죠. 그렇게 돈이 한곳으로 몰리면서 2국면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기술주펀드로 자금 순유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도 정작 나스닥지수는 이전보다 상승율이 둔화되었습니다. 1국면 기간동안 무려 4억달러의 돈이 들어갔지만, 나스닥지수의 상승은 20%의 상승이 나왔습니다. 이제 1국면과는 비교할수 없이 많은 돈이 들어간 2국면은 어땠을까요? 1국면의 다섯배인 2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되었는데 나스닥 지수는 67% 상승합니다.

투입된 자본대비 수익율을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는 비효율성이죠.

자, 이제 흥분의 2국면이 어떻게 반전되는지도 보면, 앞서 1국면이 시작되기 전에 본격적인 가격상승이 있었던 것처럼 주가가 꺽이기 시작하니까 그 후부터 자금이 유출되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금유츌이 1국면 때와 같은 4억달러까지 떨어져도 주가 폭락이 곧바로 오지 않는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주가의 하락을 보이는 3국면은 자금유출이 일정한 역치(threshold)를 넘겨서 과거 1국면 수준보다도 더 떨어지기 시작한 어느 순간 갑자기 본격적으로 찾아옵니다.

결국 이 그래프가 보여주는 건, 특정한 시장에 자금이 얼마만큼 들어오느냐로 수익률이 정해지는게 아니라, 얼마나 먼저 움직였는가로 수익률이 결정된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자금의 유입이 가격을 결정하는게 아니라 가격의 움직임에 대중이 선동되고 동원되어 거품을 만들어가게 된다는 사실,,, 그리고, 그렇게 나중에 들어온 자금들은 수익을 내는게 결코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테슬라가 좋은 회사라는건 분명 맞습니다. 이 점은 테슬라라는 회사가 있다더라는 걸 알게 된 10년 전에도 인정하던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저금리환경에 여러가지 기회들을 살려서 더이상 자금압박에 처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과 혁신을 선도하게 되었다는 점도 분명하게 동의합니다. 테슬라는 당분간은 확실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런 테슬라에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어느정도일까 하는 점입니다. 지금의 빅테크기업은 이미 1국면을 지나 2국면의 전반부에 와있는 상황이고, 테슬라는 더더욱 뚜렷하게 그러한 징후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돈을 넣어서 수익을 낼 수는 있다 해도 효과적으로 큰 수익을 내기에는 이미 때를 놓쳤을 가능성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거지요.

그래서 저는 저번주와 오늘까지 포트폴리오의 20%정도를 시총이 3분기 누적순이익보다도 적은 소외된 건설주를 매입하는데 썼습니다. 적어도 테슬라나 다른 빅테크기업들 보다는 리스크 대비 기대수익률이 더 높을거라는 희망을 품고서요. 물론 제 판단이 틀릴 확률이 매우 높을수 밖에 없는게 주린이의 어쩔수 없는 한계이겠습니다만, 적어도 수많은 자금들이 한정된 곳에 유입되는 상황이 수익을 보장해주는게 아니라는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고 투자하는게 제 마음에 안심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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