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 임플란트의 제조 및 여러 치과 장비들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위는 이 회사의 연봉차트인데, 아주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상장이 되던 때에 5만원까지 갔다가 2012년에 7,600원,,, 거의 7분의1토막이 났다가 기사회생해서 8만7천원의 고점을 찍고 날아가는가 싶었는데 다시 또 2만원대로 추락,,, 그랬다가 이제 전고점 근처까지 올라간 주식입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2012년의 저점은 뭐니뭐니 해도 “쓰리섬”과 관련이 깊습니다. 인터넷에서 “오스템임플란트 + 쓰리섬” 이렇게 검색해보시면 무슨 말인지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2019년 저점은 탈세와 관련이 있습니다.
http://sateconomy.co.kr/View.aspx?No=1016574
무엇보다도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가 날아가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경쟁자들이 속출하면서 제살깎아먹기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 사업보고서에 나와있는 국내시장 경쟁구도입니다. 예전에는 오스템 한 곳 밖에 없던 시장이 이렇게 경쟁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점유율이 50%까지 떨어진 상황이고, 앞으로 이 점유율이 계속 유지되리라는 확신이 없으니 투자가 망설여지는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스위스 straumann은 1등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여러 회사들을 인수합병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2,3등 회사들 또한 연구개발력이 상당하고, 치과영상장비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영상쪽에도 투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 표에서는 4위 기업이지만, 5,6위 기업과 격차가 거의 없습니다. 즉 1-3위 기업이 세계시장의 절반을 가져가고 나머지 떨이가 50%를 다투는 구도라고 해도 맞는 말이라는거죠. 여기까지만 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미래가 불투명해보입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오스템임플란트가 상한가가 났죠. 잠정실적발표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10128900131
그 전에 역외탈세 혐의로 추징금이 400억이 나왔다가 소송 끝에 일부 승소해서 추징금이 150억원대로 줄어든 것도 호재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00916900156

키움 영웅문mts에서 재무차트를 확인하면 간단한 재무지표들을 차트로 만들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출액,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100), 영업이익 및 영업이익률 그래프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그간의 드라마틱한 주가의 부침과는 별개로 상장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을 지속해왔던 회사입니다. 대신 공격적인 해외영업에 따른 부채비율의 상승 및 유동비율의 저하는 위험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걸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동비율이 이정도까지 내려와버린 건 분명 문제가 큽니다. 앞으로 이 회사의 관건은 부채비율 및 유동비율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것이고, 최근의 주가상승도 실적증가(흑자전환) 자체보다도 부채문제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최근 납득하기 어려운 공시가 하나 뜹니다. 전환사채를 발행하겠다는 거지요.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01027000300
재무제표를 보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도 2,000억원이 넘습니다. 물론 전체 부채액수는 크지만 부채 내역을 자세히 뜯어보면 유동부채 5,400억원 중 “기타유동부채”가 3,5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기타유동부채가 뭐로 구성되있는지를 주석에서 확인해보면
18. 기타유동부채
기타유동부채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위: 천원) |
과 목 | 당분기 | 전기 |
---|---|---|
선수금 | 288,809,163 | 262,740,164 |
이연매출 | 10,894,987 | 12,407,666 |
온라인충당부채 | 10,298 | 13,582 |
반품충당부채 | 48,194,229 | 50,217,310 |
패키지충당부채 | 59,806 | 65,583 |
보증충당부채 | 2,517,805 | 2,592,244 |
합계 | 350,486,288 | 328,036,550 |
기타유동부채의 대부분이 선수금이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제품을 팔 때 계약금으로 일부를 받게 되면, 실제 제품을 인도하여 계약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해야 합니다(회계 발생주의 원칙). 그러면 매출이 발생되기 전에 미리 받은 계약금은 매출이 아닌 부채로 처리하는게 원칙입니다. 따라서 저 선수금은 기업을 들여다 볼 때 매우매우 좋은 부채에요. 저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겁니다.
http://daily.hankooki.com/lpage/column/201811/dh20181129081505145650.htm
실제로 임플란트를 만드는 다른 경쟁사들은 자신들의 매출을 늘려서 발표하기 위해 계약금을 선수금, 즉 부채로 처리하지 않고 매출로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경쟁사들의 회계를 볼 때 매출이나 영업이익률을 오스템임플란트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안됩니다. 전혀 다른 회계원칙을 가지고 기록한 재무제표이니 같은 잣대로 비교하면 안되죠.
그리고, 금융기관에서 얼마의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렸느냐가 중요한데, 가장 최근 융자받은 건 금리가 1%대입니다. 이정도면 더이상 부채를 문제삼을 이유가 없는겁니다. 이렇게 부채의 상당부분이 선수금이고, 현금흐름표에도 꾸준히 현금이 쌓여가고 있는걸 확인할 수 있으니 현금이 말라서 고통받는 상황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상황이라는 건데, 왜 갑자기 500억원이나 되는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느냐는 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대목입니다. 현금으로 치면 500억이니 그렇게 큰 액수가 아니지만, 주식 수로 따지면 전체 주식 수의 9%나 되는 비중입니다. 대주주 지분도 별로 높지 않은데 지배력이 더 희석될 수 있는 상황에서 500억이라는 현금이 간절해서 전환사채를 발행한거라면 재무제표에서 볼수 없는 무언가 부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지요.
정말로 현금이 궁한 상태라고 한다면 최근 식약청이 영업정지를 때려 어려워진 한스바이오메드의 전환사채 200억원을 매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01215900590
한스바이오메드쪽 공시자료와 현재 재무제표를 보면, 이 200억원 지원이 없었다면 올해를 버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을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려 200억원이나 통큰 지원을 해준것만 봐도 회사의 현금흐름이 문제가 있어보이진 않습니다. 실제 현금흐름표를 봐도 어려움이 느껴지는 모양새가 아니구요. 그래서 전환사채 관련기사를 찾아봅니다.
https://paxnetnews.com/articles/66567
기사를 보면 전환사채가 호재인지 악재인지 의견이 분분하다고 되있는 와중에 눈에 띄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번 CB의 또다른 특징은 회사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 혹은 그의 특수관계인이 40%(200억원)에 해당하는 CB에 대한 매도청구권(콜옵션)을 이르면 내년 10월 9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 회장이 콜옵션을 통해 사들인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분율이 현재 20.61%에서 23.92%(전환가액 리픽싱하면 최대 24.91%)로 증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개 오너가 콜옵션을 20% 안팎으로 부여하는데 이번 CB는 40%를 부여했다”며 “추후 최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오너가 지배력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최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하고, 현재 지분율 4.72%인 자사주까지 포함하면 잠재적 우호 지분이 30%에 육박하게 된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전환사채 발행은 대주주의 지배력강화가 주된 목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주가가 대주주 입장에서는 고평가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남은건 지금 이 주식을 살건가, 말건가 하는 결정입니다. 저는 일단 분할매수를 하기로 결정하고 절반정도를 아침에 매수한 상황입니다. 아무리 지금 상황이 희망적이라 해도 전환사채를 현재 주가의 절반정도 밖에 안되는 전환가로 발행했다는 건 향후 주가가 떨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리스크를 감수한 장기투자전략을 감당해야 하는데, 앞으로 어디까지 이 주식이 떨어질지도 모르고, 지금까지 오너의 행태(쓰리섬??)나 경영행태(역외탈세)를 볼 때 또 어떤 리스크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 결정적으로 아직까지 배당을 한번도 해주지 않은 상황이기에 변동성이 앞으로도 클것으로 예상되어 좀 더 장기간에 걸쳐 분할매수를 해야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네요.
금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인적분할 소식을 갑작스레 접하고 글을 찾던중 좋은 블로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주식투자를 오랫동안 하시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오신 경험의 흔적이 선배님의 글에서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