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언제 끝날까 – 하나금투 이재만 연구원

다들 미국채 장기물 금리상승 때문에 불안하실지 모르나, 시장금리의 상승은 무조건 주식시장에 악재이기만 한 게 아닙니다. 자산가격에서 정말 중요한 건 명목금리가 아니라 실질금리라는건 널리 알려진 상식이지요.

실질금리 = 명목금리 – 기대인플레이션

즉, 명목금리가 어지간히 올라가도 기대인플레이션이 금리상승보다 더 가파르게 올라가기만 한다면 자산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거라 봅니다. 이재만 연구원의 리서치 내용도 같은 부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하던 시기는 여러번 있었고, 처음에는 명목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기대인플레이션보다도 더 크게 올라 실질금리가 더 상승하게 되므로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며 자산시장에 혼란이 일어나는 일들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국채금리가 점점 오를수록 뒤늦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크게 따라붙으면서 실질금리는 다시 내려가서 하향안정세에 들어가고, 자산시장은 다시 크게 오르는 역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미국채10년물 금리상승이 장기간 시장에 악영향을 주면서 버블붕괴를 일으킨다거나 그럴 확률은 높지 않아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과거에는 이런 인플레이션 시기에 경기민감주의 주가가 크게 올라갔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강력한 가격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독점 빅테크기업들의 수익이 크게 호전되며 주가도 함께 오르는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섯불리 성장주 투매를 하는건 고민해봐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입니다.

일단, 저도 이런 주식시장의 혼란이 생각보다 단기간에 정리되고 안정을 되찾을 거라는 전망에 상당히 동의합니다. 이자부담 때문에 명목금리 자체가 올라가는 것도 큰 문제라는 반론이 있지만, 인플레가 오면 이자부담으로 인한 충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채발행이 증가하는 국면이라면 이자부담이 본격적으로 관건이 되는 시기는 내년 초중반입니다. 그때까지 인플레가 나오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가 되겠지만, 충분한 시간여유가 있으니 벌써부터 불안할 필요는 없는거지요.

그런데, 이 리서치를 읽고 나면 몇가지 더 고민해야 할 점들도 떠오릅니다. 이재만 연구원의 해당 리서치는 “연준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추가금리상승을 묵인할 것이다”라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그런 전제가 현실로 드러난다면 이번주와 다음주까지 이어질 시장의 충격은 짧지만 매우매우 강렬한 것이 될 수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그런 충격이 생각하지 못한 어딘가를 무너트리는 방아쇠 역할을 할지도 모르는 거구요.

그리고, 실질금리가 안정화 되면서 인플레가 본격화되면 과연 성장주에 큰 호재가 될런지도 곧이곧대로 믿기만 하면 안될것입니다. 요체는 기업의 독점적 지위와 그러 인한 가격결정권의 확보인데, 이는 기업의 역량만으로 결정되는게 아닙니다. 정치사회적 동의 내지 방조가 전제되어야만 가능한 거지요.

어쨋던 이런 두어가지 고민할 거리는 당장 피부에 와닿는 악재는 아닐 것이니 결론적으로 “지금의 금리상승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라고 말해도 될듯 합니다. 물론, 시장이 안정을 찾는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 실질금리의 안정이므로 당장 며칠 내로 안정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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