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 자경단

유투브 영상을 보다 “채권 자경단”이라는 단어를 오건영씨가 언급하는 걸 듣고서 그거 참 적절한 용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검색을 해봤더니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 나오더군요. 에드워드 야데니,,, 어렴풋이 80-90년 대 대학교 시절 신문에서 들어본 것 같은데 아직도 현업으로 활동중이더라구요.

야데니가 최초로 언급한 이 채권 시장 자경단, 내지 채권 자경단은 특정 정부가 적자재정을 남발하거나, 해당 국가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조짐이 있는 경우 국채를 매도하거나 숏포지션을 취해서 국채금리가 올라가게 만드는 투자자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70년대의 고통스러운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었던 사람들 중 가장 고통스러웠던 사람들은 서민이 아닌 “채권투자자”였습니다. 채권에 있어서 인플레이션만큼 쥐약도 없거든요. 그래서 인플레이션 냄새만 맡아도 국채는 숏포지션을 취하기 좋은 재료였고, 클린턴 행정부 때에도 이들 채권 자경단의 국채매도 움직임으로 인해 예산안 규모를 축소해야 했었다고 하더군요.

이후로는 적자재정이 심했던 그리스나 재정위기에 빠졌던 아일랜드도 이들 채권 자경단의 먹이감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채권 자경단들에게는 그림자만 보여도 꼼작할 수 없는 쥐약이 하나 있는데, 그건 다름아닌 “양적완화” 입니다. 기준금리를 제로까지 내리고, 더 나아가 채권을 무제한에 가깝게 매입하는 중앙은행의 무지막지한 행동에는 아무리 국채에 숏을 때려도 금리는 올라갈 수가 없는거지요. 그렇게 클린턴 행정부 이후 미국 내에서만큼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던 채권 자경단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건 트럼프 때였습니다.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연준의 보유자산도 줄여나가기 시작했을 때 비로서 그들이 움직일 수 있었던 거지요. 때마침 트럼프의 감세안이 통과되고 역대급의(당시로선) 재정적자가 계획되자 돌아온 채권 자경단들의 국채 숏 배팅으로 실제 국채금리가 올라갔다는게 야데니의 설명입니다. 이후 판데믹 때는 제로금리 및 무제한 국채매입으로 꼼작을 못하다 최근 연준의 태도변화와 함게 점점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최근의 미국채 장기물금리의 상승기조 또한 채권 자경단의 움직임 때문이라는 게 야데니의 설명입니다. 실제 인플레압력 보다는 바이든 정부의 재정적자에 기대어 이들의 국채 매도가 금리상승에 더 큰 원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채권 자경단에 의한 금리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게 야데니의 주장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채 금리는 재정적자와 큰 상관관계가 없었고, 인플레가 훨씬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아직까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게 그렇게까지 현실적이지는 않다는 거지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가 뭐 그리 중요하냐, 인플레 기대감이 커지고 국채 금리가 올라가는 작금의 흐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냐,,, 이런 반문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현재의 국채금리 상승이 정말 인플레압력 내지는 기대감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채권 자경단과 같은 일부 투자자의 포지션 설정에 의한 수급변화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장기채 금리가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를 가늠하는 데 있어서 채권 자경단의 국채 매도압력은 재정적자를 명분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진정되더라도 쉽게 청산되기 어려울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5월 경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절정을 이루고 점점 안정될거라 보는게 업계의 컨센서스에 가까운데, 자칫 이들 채권 자경단의 움직임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꺽이더라도 국채금리 상승세가 올라갈지도 모른다는 거지요.

그래서인지는 모르나, 현 미국 증시에 대해 극단적인 강세론을 견지하고 있는 야데니는 동시에 미국채 10년물 금리 3.0% 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쨋던 4월 한달 동안 금리가 어찌 움직일지는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그저 관망하면서 대응할 뿐이겠지만, 이 바닥의 전문가들이 어떤 요소들을 가지고 국채금리의 움직임을 설명하려 하는지를 기억해두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글을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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