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매매를 잘못 한게 있어서 반성하려는게 아니라, 최근의 (투자)생활패턴에서 반성해야 할 점을 하나 깨달아서 글을 남겨봅니다.
최근 시도하고 있는게 실적발표 공시 나오는걸 보고 거기에 맞춰 비중을 조절하거나 봐두고 있던 주식을 새로 매입하는 매매입니다. 봐두고 있는 종목 6-7개에 설정해놓은 기준 실적치를 미리 적어놨다가 공시가 뜨면 바로 확인하고 기준을 상회하는가, 하회하는가에 따라 추가 매입이나 비중 조절을 결정하는 시도입니다.
증권사 컨센보다 실적이 훨씬 낮게 나온다면,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나중에 분기보고서가 나오면 분석해보고, 업황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데도 눈에 보이는 실적 저하로 인해 그 사이에 충분한 가격하락이 발생했다면, 가격이 충분히 떨어진 시점에서 추가매수를 하면서 평단을 낮추는 시도를 시험해보고 있습니다.
이런 실험(?)을 하게 된 이유가 최근 실적장세 분위기에서 그동안 실적전망이 지나치게 부풀려지면서 고평가된 주식이 실적발표와 동시에 가격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나 관심종목들 대부분이 이번 분기의 실적호전을 기대하고 산 종목들이여러, 실적발표를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다 최근 현금비중을 더 늘리고 주식비중을 최대한으로 줄이려다 보니 이런식으로 실적을 보면서 보유비중을 맞추는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던 중, 2년 전부터 3번이나 수익을 안겨주었던 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 주가를 우연히 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벌써 15만원을 넘기고 있더군요. 과거에 11만원 근처에 사서 13-14만원에 파는걸 두번, 8만원에 사서 11만원에 파는걸 한번 했었는데, 그냥 8만원에 사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으면 그 세번을 반복했던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렸겠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사고 팔던 때에는 항상 언론의 설레발만 있었지, 수주상황 자체는 별로 나아진게 없었는데 요즘에는 분명 수주상황이 뚜렷한 변화가 있고, 거기에 따른 재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그런 변화에는 중국 조선사의 부진과 폐선증가라는 뚜렷한 호재가 존재하구요. 그걸 생각하면 회사분할이니 뭐니 말이 많아도 15만원이라는 가격이 결코 비싼 가격일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실적치”를 가지고 사고 파는 주식은 주식 자체가 아무리 좋아도 장기간 성공적인 투자가 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확실하게 돈이 되는 투자를 하려면 어려운 이야기나 분기마다 바뀌는 회계장부 상 숫자를 가지고 하는게 아니라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대중적인 이야기이지만, 아직 관심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야기에서 출발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알기 쉽고 오래 이어지는 이야기”에 기대어 끈기있는 투자를 하는게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오늘 확인했던 겁니다.
그런 투자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날마다 투자관련 정보들을 전하는 유투브들에 노출되지 않는게 급하겠더군요.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그동안 나와있는 유투브나 팟캐스트 제목들 훑어보면서 관심가는거 몇개만 보는 정도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많이 정보에 노출이 되면, 오히려 간결하고 확실히 돈이 되는 정보를 잡아내는 데 필요한 집중력을 소모하게 될 수도 있다는겁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당장 실천해보려구요. 시간이 충분히 나는 주말 동안에만 팟캐스트나 유투브 방송을 듣고, 그동안 팟캐스트 듣던 건 책읽거나 그냥 쉬는걸로 대체하는 시도부터 하면서 투자생활의 패턴을 바꿔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