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U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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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 8월경 미국채 장기물 인버스에 투자하면서 썼던 글입니다. 당시는 연준이 어마어마한 돈을 풀었음에도 경기가 살아날지 어떨지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던 상황으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0.5%,,, 지금 보면 가장 바닥을 찍던 상황이었습니다. 썼던 글에도 나오지만, 당시 저는 “당분간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보다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수는 없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경제상황이 좋아진다면 당연히 경기전망으로 인해 금리가 정상화 될 것이고, 경제상황이 여기서 더 나빠진다면, 그동안 풀어놓은 돈이 오히려 큰 사단을 불러일으키며 미국채 가격의 폭락이 올 수 있다고 봤죠.

뭐가 되었든, 원화로 매입해서 보유하고 있던 내 주식을 헤지하기 위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헤지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이 있었고, 작년 3월달같은 vix 연동상품이나 인버스, 또 당시에는 상당히 많이 올랐던 금 관련으로는 헤지수단이 안될거라 생각해서 한참을 고민한 끝에 선택했던 게 TMV나 TBF 같은 장기물 미국채 인버스 etf였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주식한당 게시판 글을 읽다가 댓글에서 BNKU 라는 상품을 언급하신 분이 계시더라구요. 저는 은행주 관련 etf가 있다는 것도 처음 들었고, 거기에 레버리지까지 먹인게 있다는 것도 처음 들었습니다.

아,,, 작년 8월달 대비 6배가 올랐네요. 당시 저는 미국의 시장금리 상승을 상당히 확신하고 있었는데, 시장금리가 오르면 가장 먼저 수혜를 받는 종목이 은행주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이 간단한 두 생각을 당시에 조합할 수만 있었다면,,, 그리고 이런 etf가 존재하는지를 조금만 찾아봤더라면,,, 하는 아쉬움 보다도, 내가 뭘 반성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봅니다.

  1. 달러계좌로는 무조건 헤지만 하겠다는 입장

이렇게 달러계좌로는 헤지상품만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건 작년 3월달 폭락장에 TVIX 투자의 성공때문에 갑자기 달러계좌 시드가 커져버린게 가장 큰 계기입니다. 낮에는 우리나라 주식, 밤에는 미국주식 이런식으로 시간을 쓰는것도 불가능하기도 했구요. 한 번 tvix라는 헤지상품으로 성공을 하다보니 무슨 일이 있어도 헤지는 필수가 되었고, 3월 바닥 이후 모든 원화예수금을 다 주식에 집어넣다보니 헤지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달러계좌밖에 여유가 없었습니다.

당시 쏠쏠하게 불어난 달러를 가지고 여러가지 다양한 상품들을 검색하면서 고민하는 시간을 늘렸었다면 어쩌면 BNKU같이 훨씬 성공적인 투자에 이르르게 될수도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1. 2차적 사고의 중요성

이렇게 “헤지”라는 개념에만 매달려서 헤지상품에 대한 고민만 하다보니 “시장금리의 절대적인 바닥”이라는 거대한 기회를 눈치채고 있었음에도 그걸로 “돈 벌”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헤지”할 생각만 편집증적으로 반복하고 있었던 겁니다. 사람이 어떤 한가지 주제에 몰입해 골똘히 생각하고 집중하는것만큼 중요한 게 없는데, 문제는 그 “한가지” 주제를 너무 세부적이고 편협한 쪽으로 설정하고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겁니다.

시장금리 상승이라는 흐름을 감지해서 3월달의 그 난리통을 거치며 번 돈이 너무 대견스럽고 소중하다보니 그걸 안까먹을 생각에만 몰입하다 이런 실태에 이르른거지요.

  1. 열린 마음

물론, 지금 가지고 있는 국채인버스etf를 다 팔고 BNKU로 갈아타겠다는 건 아닙니다. 이미 너무 올라버렸다는게 문제가 아니라 대형은행들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변수가 꼭 시장금리 하나만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하려면 지금이라도 더 공부를 해야 하고, 본업이 일이 많아지고 힘들어져서 그런 시간을 낼 수 있을지 확신이 안서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보다 시장금리가 더 심하게 올라가버리거나 테이퍼링으로 유동성을 조이는 긴축조치가 들어가면 은행들의 수익성이 어떻게 될 지 확신이 서지 않기도 하고, 너무 충동적으로 보유종목을 바꾸는 것에 대한 경계심리도 들기 때문입니다.

어쨋건, 다시 한번 귀와 마음을 열어놓고 다른 분드의 글과 생각을 항상 경청하는게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치료법이라는 생각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종목이나 포지션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지만, 내 포트폴리오에 대해 항상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점검하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없는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멈추지 않는것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1. 시간활용

상관없다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일로 시간활용의 중요성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이 너무 바빠져서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그나마 얼마 안남은 여유시간들을 자꾸 mts만 쳐다보면서 하루하루 가격변동만 바라보는데 허비해왔던 것도 이렇게 내 포트폴리오의 토대부터 근본적인 회의와 고민을 할 여유를 내지 못한 원흉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경제유투브를 도움이 안될것 같은 것들까지 듣는 것도 습관화되는 것 같아 반성해봅니다.

작년처럼 뭐가 되었든 사놓기만 하면 돈을 벌어다주는 그런 장이 당분간 다시 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결국은 사력을 다해 자기 상황에 최적화된 전략을 완성하는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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