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초음파영상 관련 생각을 글로 써봅니다. 최근에 상복부 초음파영상이 보험급여가 되면서 비장의 영상과, 비장을 통해 근처에 있는 췌장꼬리(tail of pancreas)를 촬영해서 기록으로 남기는게 필수가 되었습니다.
건강검진 목적으로 촬영하는 경우는 대게 건강한 청년 내지 중년을 대상으로 초음파영상을 실행하기 때문에, 비장 및 췌장꼬리를 촬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노인분들이나 비쩍 마른 분들, 비장 근처에 위장과 대장의 공기음영이 비장을 가리는 경우에는 비장과 비장 근처의 췌장꼬리를 촬영하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하거나, 적절한 영상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간이나 담도, 쓸개등의 초음파영상을 얻을 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자세변화를 통해 확인하려는 장기의 위치관계나 형태를 변화시켜보는 시도는 비장과 비장에 인접한 췌장꼬리의 영상을 얻는데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는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나이드신 분들이나 요양병원에서 오신 분들이 많아 시간을 들여 적극적으로 자세변화를 통해 초음파영상을 진행해야만 제대로 된 상복부초음파영상을 얻습니다. 따라서 반듯이 누워있는 자세(supine position) 뿐 아니라 Lt. decubitus position, semiupright position, 그리고 엎드린 자세(prone position)를 취하면서 영상을 얻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반듯이 누워있는 자세와 엎드려 있는 자세에서 비장은 중력의 영향으로 모양과 복강 내 위치가 완전히 달라지게 되며, 이에 따라 초음파영상도 둘 사이에 장단점이 존재하게 됩니다.
- 누워있는 supine position에서 비장을 촬영 시 장단점
- 비장 안쪽에 존재하는 췌장꼬리를 확인하는데 좀 더 유리하다
- 비장이 왼쪽 횡격막에 더 가까이 붙어있게 되는 경우가 많아 비장의 윗부분이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일이 흔하다
- 손을 검사받는 이의 왼쪽 옆구리까지 뻗어야 하기 때문에 더 힘이 들고 팔에 무리가 가기 쉽다
- 엎드려 있는 prone position에서 비장을 촬영시 장단점
- 비장이 왼쪽 횡격막과 위장관 내 공기음영과 좀 더 떨어져서 복강 내 좀 더 앞부분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비장의 전체적인 조망과 촬영에 유리하다.
- 탐촉자를 제대로 쥐기 위해서는 평상시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파지해야 한다(움켜쥐는 자세가 아닌 손바닥으로 받아드는 식으로 파지법을 바꾸는게 안정적)
-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비장 근처의 췌장꼬리를 확인하는게 더 어려워질 수 있다
- 엎드려있는 것을 검사 받는 분이 번거로워하거나, 자세 변화를 아예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위의 내용은 공인된 문헌에서 발췌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경험을 정리한 것이므로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나올 수 있는 주관적인 것들입니다만, 복강내 장기들을 좀 더 빈틈없고 자세히 보기 위해 다양한 자세변화를 시도하려는 분들이라면, 비장 및 췌장꼬리를 확인할 때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이지 않겠는가 생각되어서 글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