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창문형에어컨 인기 때문에 파세코에 관심 가지고 계시거나, 이미 가지고 계신 주주분들 계실겁니다.
저도 관심 가지고 이번 실적발표 기다리고 있었는데, 방금 재무제표 공시 떴더군요. 한마디로 파세코 투자하시는건 조심하셔야겠어요. 작년 반기실적보다 오히려 실적이 덜나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에어컨 매출은 여름이 한창일 때 크게 나올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소매판매가 그렇다는거지, 실제 매출은 도매유통과 통신판매같은 중간단계로 물건을 판매하는 2분기에 더 많이 나옵니다. 실제로 작년 파세코 매출을 보면, 2분기매출이 3분기매출보다 더 많았죠.
그렇다는건, 올해 파세코의 창문형에어컨 판매가 최소한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고 생각보다 판매에 걸림돌이 많았다는걸 의미한다고 봐야 합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뭐니뭐니해도 삼성을 비롯한 경쟁자의 난립,,, 브랜드파워가 확고했다면 충분히 이를 극복하고 매출신장이 있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건 뼈아픈 결과입니다. 거기에 더해 설치와 해체가 쉽다는 창문형에어컨의 특성 때문에 중고로 매물이 많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문제입니다.
창문형에어컨은 결정적인 단점인 “소음(저도 직접 써봐서 절감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냥 중고로 처분하고 다음해에는 조용한 벽걸이식이나 스탠드형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이었던 올해 많은 사람들이 창문형에어컨을 구입했다가 이제 중고로 처분하게 된다면 내년 에어컨 매출도 쉽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거죠.
물론, 파세코 경영진이 무능한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열심히 활로를 모색하고 있기도 합니다. 중남미 국가등에 수출을 시도하고 이미 소량이지만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고, 소음을 줄이기 위한 R&D도 활발히 진행중일겁니다. 하지만, 이런 R&D가 성과를 내거나 수출시장이 전체 에어컨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성장하는걸 확인하려면 한두해 가지고 될 일이 아니죠. 당분간은 뚜렷한 성장이나 브랜드파워의 강화를 가시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3분기 실적에서 상상했던 것을 크게 뛰어넘는 매출성장을 보이기 전에는 투자하지 않는게 합리적인 결정이라 봐서 저도 매입할 계획을 백지화하고 다음 3분기 보고서 나올때까지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