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의 질 – 강방천의 관점

투자자 강방천씨가 쓴 “강방천의 관점”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전반부를 읽던 중, 꼭 잊지 말아야겠다 느낀 내용이 나오는데, 그게 바로 제목과 같은 “이익의 질”이라는 개념입니다.

강방천씨가 강조하는 것은 저마다 자신만의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측정도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강방천씨 본인도 여러가지의 측정도구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측정도구들 중 하나가 “이익의 질”이라는 개념이라고 설명합니다.

1989년 상장한 한국이동통신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기 시작했을 때 당시 per이 80-90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당시는 저per주 열풍이 불고 있었고, 은행 건설 증권주라면 뭐든지 돈이 되는 트로이카 시대였습니다. 그렇기에 강방천씨의 추천을 듣고도 누구 하나 한국이동통신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강방천씨는 당시 400만원 넘는 카폰이 싸지고 일반화된다면 반드시 큰 이익이 될거라는 판단으로 장기투자를 권한 것이었고, 결국 몇 년 지나지 않아 트로이카 시대는 저물고 SK 텔레콤은 전설적인 주식이 되었죠.

결국 per이 높다고 고평가 주식이 아니라는 겁니다. per은 적어도 강방천씨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측정도구가 결코 아니라는 거지요.

나중에 큰 돈을 벌어서 자신이 세운 자산운용사만 경영한게 아니라 직접 제주도 서귀포에 원더리조트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2010년 당시에는 중국인들의 관광붐이 한창이었던 반면, 자신의 자산운용사는 리먼사태 이후로 계속해서 적자를 내게 됩니다. 이상한 건 그렇게 돈은 리조트가 크게 벌어주고, 자산운용사는 적자만 내는데도 원더리조트를 떠올리면 불안하기만 하고, 자산운용사를 생각하면 흥분이 되더라는 겁니다.

그런 직감과 감정의 근원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 다름아닌 이익의 질, 결코 숫자만으로는 평가될 수 없는 이익의 질적 측면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현재 벌어들이고 있는 이익의 양에 더해 이익의 지속성, 변동성, 확장가능성, 그리고 예측가능성을 고려할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가치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리조트 사업은 중국인들 때문에 리조트가 잘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눈만 뜨면 리조트가 늘어나는데다 날씨나 태풍등으로 비행기가 못뜨면 그 날은 공치기 일쑤였으니 예측성도 떨어집니다. 무엇보다 사업을 확장하는게 비용과 리스크가 너무 많이 들기에 여의치 않습니다. 여행사들이 발을 빼면 수익을 낼 수 없는데 여행사들이 언제 방향을 바꿀지 모르니 변동성 또한 문제가 많은게 리조트사업이었던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리조트 운영이 한참 잘나가는 동안에도 항상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겁니다.

그렇게 두 회사를 동시에 경영하면서 중요한 몇 가지를 깨달은 것을 책에서 언급하는데, 저도 무릎을 치며 동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이익보다 그 이면에 내포된 이익의 질을 봐야 한다.
  2. 지속성, 변동성, 확장가능성, 예측가능성 중에 확장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
  3. 결국 이익의 질은 비지니스 모델에 의해 결정된다.
  4. 리더가 자기가 경영하는 회사의 비지니스모델을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비지니스모델이 아무리 좋아도 성과가 나기 어렵다.

그러고 보면, 저도 지금까지 투자한 종목들 중에서 비교적 큰 수익을 낸 경우들은 모두 사업보고서 중 재무제표나 재무제표 주석의 내용 보다는 사업의 내용과 회사 개요를 보면서 중요한 투자단서를 찾았던 사례들입니다. 비지니스모델 자체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망할 수는 없습니다. 특정 시점에 여러 조건들이 맞물려서 시장이 확장되거나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등 이익의 확장성이 개선되는 국면에 들어섰을 때 투자수익률도 매우 좋았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이익의 질에 대한 관점으로 투자를 결정하게 되면 또 좋은 점이 “언제 팔고 빠져나갈 것인가”를 좀 더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을겁니다. 강방천씨가 한국이동통신을 샀을 때 ”IT는 하나도 모르는 나까지 무선전화기를 사서 쓰게 되면 그 때는 팔아야겠다”고 처음부터 마음을 먹었다고 쓴 부분을 곱씹어본다면, 지금 내가 어떤 종목을 투자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 빠져나와야 하는지도 그렇게 모호하고 애매한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해줍니다. 그렇게 “언제 팔아야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없는 종목이라면, 그런 종목에 대한 투자 자체도 다시 고민해봐야 하는 거겠구요.

최근 제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에 대한 회의감이 늘어가는데 반해 새로운 종목발굴은 쉽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이 책의 전반부만 읽었음에도 좀 더 명확한 기준과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할 종목들을 고민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시는 걸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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