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부품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현대기아차나 부품주들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는데, 어차피 그런 상황이 영원히 이어지지는 않을거라 보기 때문에 지금부터 조금씩 분할매수를 하고 있는 종목들이 있는데, 마침 PEG 낮은 종목들 스크리닝한 중에 계양전기라는 종목이 있어 재무제표를 확인해봤습니다.
일단 눈에 띄는 건 사업의 내용 중 주요 제품 및 서비스 항목에 나온 주요제품의 가격변동 추이입니다. 계양전기가 생산하는 주요 제품은 자동차용 모터(전동시트용 모터 및 브레이크 모터)와 산업용 소형 엔진 및 용구들인데,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터가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하고 있는 주력제품입니다. 그런데, 매출비중의 37%를 차지하는 산업용 공구류의 제품가격은 2년 전에 비해 10% 상승한 반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자동차용 모터부품은 2년 전보다 가격이 오르기는 커녕, 오히려 떨어진 상태입니다(대당 11,799원에서 11,690원으로 100원 인하).
최근까지 자동차용반도체수급문제로 자동차 제작댓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부품수요가 분명 줄었을텐데 가격까지 인하된 상태면 현재 경영에 애로사항이 꽃피게 될거라는 건 쉽게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 사업의 내용 중 원재료 및 생산설비 항목을 보면 작년에 비해 원재료 가격이 크게 상승한 상태입니다. 작년 대비 규소강판은 단위당 137만원에서 174만원, 알루미늄은 단위당 198만원에서 279만원, 구리는 740만원에서 1,110만원으로 30%에서 50%까지 상승했으며, 같은 항목에 나와있는 가동률은 여전히 90%를 상회하고 있어 공정문제로 인해 생산량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로 인해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것을 재무제표에서 금방 확인할 수 있는데, 재고자산이 작년 452억에서 올해 3분기 575억으로 크게 늘어나 있습니다.
이렇게 악화된 경영여건은 곧바로 3분기 매출액의 감소로 이어졌을 뿐 아니라,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의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평소 1,000억원을 넘는 분기매출이 887억으로 줄었으며, 변동비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도 83.5%에서 35.5%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원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가 높은 제조업 중에서도 매출원가 비중이 높은 상태인데, 거기서도 더 비중이 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라신선이 나서도 영업흑자를 내는게 불가능합니다. 결국, 3분기는 영업적자로 전환되고 분기보고서가 나온 11월15일 이후 주가는 내리막을 걷습니다.
그 외에도 매출채권의 대손충당금설정율도 작년 대비 크게 늘어났고(0.08% -> 3.8%), 설비운전에 주로 활용되는 유동부채는 줄어든 대신 전에는 없었던 장기차입금이 갑자기 생겨나는 등, 자동차 업황 전반의 악화로 인해 경고등이 막 켜지기 시작한 조짐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듯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참으로 공교로운 우연(?)이 벌어지는데, 다름아닌 사업보고서를 발표하기 20일 전 쯤인 10월25일 공시가 하나 뜹니다. 다름아닌 최대주주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 오너일가 중 한명인 단혜영씨가 보유주식을 전액 장내매도로 처분했다는 공시가 나온겁니다. 만약 해당 주식에 투자하고 있던 투자자라면 절대로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을 중요한 시그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경영상태만 봐서는 불안해 보이더라도 그런 상황이 일시적인 충격 때문에 발생했는데 주가가 충분히 싸져있는 상태라면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볼 가치가 있을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계양전기의 주가는 7월달 최고점인 6,380원을 찌고 지금은 4,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2018년 평균주가 정도까지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11월 하순에는 3,680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많이 회복되어서 형성된 가격인데, 바닥가격에서 매입했더라면 충분히 계속 들고 가도 될만큼 매력적인 가격이었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쨋던, 이 계양전기가 4분기에 다시 흑자전환을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기회를 찾아본다면, 여전히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굼보다도 가격이 더 크게 떨어졌을 때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단서들을 재무제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 여부일겁니다.
-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는지
- 가동률을 지금보다 더 떨어트릴 수 있게 되거나 재고자산이 감소하는 상황을 확인한다
- 소폭 하락해온 제품가격이 상승하는지
- 경영진이나 오너 일가의 누군가가 주식을 사는지,,,
지금보다 주가가 더 떨어지는데 이런 걸 확인하게 되면 충분히 투자해볼 가치가 있을수도 있겠다,,, 그리고, 만약 투자했는데 주가가 오른다면 계속 들고 가는게 아니라 업황이 회복되면 미련없이 익절하는 전략으로 접근하는게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