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인플레이션 시기 자산별 연평균수익률

자산수익률
석유34.7%
31.6%
동전용 금속27.7%
23.7%
도자기21.6%
다이아몬드15.3%
농지14.0%
주택10%
물가지수 및 단기채권7.7%
채권6.6%
주식6.1%

1970년대 미국은 인플레이션의 시대였습니다. 물가지수는 연평균 7.7%로 오르고, 달러가치는 계속 평가절하되면서 각종 자산의 가격이 제각각 오르던 시기였고, 당시에 어떤 자산의 수익률이 좋았는가를 통계를 내보면 위와 같습니다. 당연히 석유가 가장 좋은 수익률을 올렸고, 이에 못지 않게 다양한 원자재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던 시기였습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건 연평균 수익률에서 물가지수를 뛰어넘지 못한 자산이라는 게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연평균 수익률이 물가지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단기채권, 즉 예금보다도 못한 수익률이라는 거고, 그나마 평균 수익률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고수가 아니라면 말 그대로 쪽박을 차기 딱 좋은 자산이었다는 겁니다. 혹시라도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된다면 주식과 채권만큼 피해야 할 자산도 없다는 거지요.

또하나 생각해볼 점은 저렇게 물가나 단기채권보다도 더 높은 수익을 내준 자산들이 그 이전 60년대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심지어는 자산들의 가격이 갑자기 오르기 시작하던 70년대 초반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OPEC이 1973년과 74년 두차례에 걸쳐 원유가격을 12달러로 올려 석유 가격이 두배가 되었을 때에 밀턴 프리드먼같은 경제학자는 “이제 곧 석유가격은 2달러로 떨어진다”고 전망했었습니다. 

결국, 그런 자신의 전망이 보기좋게 틀린 것을 “시장 실패가 아닌 정부실패”라고 주장한 게 스태그플레이션 기간동안 대중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신자유주의 물결을 불러일으킨 건 참 아이러니합니다만, 경제학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시장을 신봉하는 경제학자의 전망이라는게 얼마나 가치없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70년대에 석유가 제일 수익이 좋았으니 이번에도 석유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은 망하기 딱 좋은 전략이겠죠. 역사는 반복되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역사에서 받아들여야 할 바뀌지 않는 진리는, 거시적인 경제환경이 바뀌면 그때까지 인기가 있던 자산에 투자하면 쪽박을 찰 확률이 높고, 그때까지 철저히 소외받던 자산들, 특히 가격이 실제로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일시적인 상승이라 무시하는 자산들이 큰 수익을 내준다는 사실일 겁니다.

물론, 우리가 정확히 어떤 종목이 저평가 되있는 상태이고, 앞으로 10년 안에 크게 오르게 될 것인지를 정확히 찍어내는 일은 막상 해보려면 쉽지 않을겁니다. 우리같은 비전문가가 그런 정보를 손에 넣어서 활용할 생각을 한다는 그 자체가 이미 너무 널리 확산되어 가치를 잃어버린 정보일수밖에 없으니까요. 70년대 당시에도 정확히 석유가 최고의 수익을 내주는 자산이라고 예측해서 실제 투자로 돈을 번 사람은 극히 소수일겁니다.

우리가 이 표를 보면서 활용할 수 있는 건 반대로 현재 너무 고평가되있고, 옆집 아저씨까지도 너나할거 없이 다 들어와있는 상태여서 이제는 물가지수나 단기채권보다도 수익이 나기 어려운 자산, 무조건 피해야 할 자산이 뭘까를 고민하고 답을 내보는 쪽일겁니다. 현재 어떤 자산이 지나치게 고평가되어있는지, 어떤 자산에 수많은 이들이 미쳐서 뛰어들어있는 상태인지, 어떤 자산이 붕괴의 위험이 있으니 피해가야 하는지는 우리가 어떤 자산이나 종목에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못지 않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고민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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