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후보의 의료,복지공약들

요즘 탈모치료제를 보험에 편입시킨다는 공약으로 반응이 뜨겁습니다. 사실, 저도 탈모약 복용중인데 오리지널 프로페시아는 너무 비싸서 모모페시아를 복용중입니다. 당연히 저 공약은 환영하죠.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인데, 경제적으로 상당한 이득이니까요. 이런 식으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공약에 다들 반응이 좋은건 당연합니다.

그런데, 뒤집어서 이런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좋은 정책을 왜 기존의 정부나 현정부는 시행하지 않았던 것일까? 사실, 이 질문이 모든 논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입장에서는 소소한 행복일지 모르나, 치료가 권장되는 탈모환자는 우리나라에 천만명이 넘습니다. 그 사람들이 모두 평생동안 약을 복용하면 보험재정은 그순간 박살이 납니다. 당연히 이재명후보도 바보가 아니기에 관련된 기사들 어디에 봐도 “전면적인 지원” 같은 이야기를 했다는 이야기는 없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게 당연합니다.

사실, 정말 확실하게 국민의 삶의 질을 보장해줄 수 있음에도 제대로 도입되지 않는 의료계의 숙원사업(?)은 따로 있습니다. 임플란트쪽이죠. 현재는 70세 이상에서 평생 2개까지만 보험적용이 됩니다. 그런데, 40대나 30대에서도 임플란트가 필요한 경우는 많습니다. 그리고, 임플란트라는 것도 생체조직이 아닌 이상 수명이 존재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평생에 걸쳐 열개를 박을수도, 더 많이 박을수도 있는거지요. 그걸 다 보험으로 보장해주면 민간의료보험으로 인한 중복지출도 막을 수 있으니 생각보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돈과 가성비가 아닙니다. 도대체 국민 한사람한사람이 세금처럼 거두어서 낸 의료보험을 어떤 우선순위로 집행해서 보장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감기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값싸게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서 얼른 나아(?)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정책은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정책입니다. 반면, 얼마 안되는 소수, 약자들이 돈이 없어 거동을 못하고 장애인이 되거나 꼼짝없이 죽어나가게 되는 걸 막으려는 정책은 시혜의 측면에서는 최대다수의 행복도, 최고강도의 행복도 보장해줄 수 없는 형편없이 성능 떨어지는 정책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와 사회안정성을 위해서는 전자가 아닌 후자가 절실한게 현실입니다. 작금의 의료시스템에서 말라비틀어져 가는 공공성의 측면을 하다못해 OECD평균만금이라도 맞춰주지 못한다면 결국엔 소외받은 자와 약자는 인간 이하, 문명 미만의 삶을 강요받게 될겁니다. 지금도 의료보호 환자들이 보험적용에서 제외된 비급여항목들을 모두 자기부담으로 지불해야 해서 수술이나 검사를 받지 못해 결국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요즘처럼 국뽕이 유행하는 시기에 무슨 사회안정성 타령을 하느냐 하실 분들이 계실텐데,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는 성장을 계속 하고 있음에도 사회적으로는 굉장히 위험하고 취약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에서 노령층의 빈곤문제가 우리나라만큼 빠르고 치명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습니다. 박근혜가 노령연금 액수를 20만원으로 늘려줬는데, 다른 건 다 욕해도 이거 하나만큼은 박수쳐줘야 합니다. 그나마 이정도 액수로 확대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의 노인빈곤 문제는 지금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파국에 다다랐을거라 생각해요. 나라에서 세금을 거두면, 그걸로 많은 이들에게 골고루 쓰기보다는 어렵고 소외된 이들에게 더 집중해서 써야 나라가 갈라지고 쪼개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재명후보의 공약들 중 탈모 보험적용 공약보다 근로소득이 있어도 노령연금을 깍지 않겠다는 공약이 훨씬 더 반겨집니다. 다만, 둘 모두를 지키기 보다는 전자를 희생할 지언정, 노령연금을 깍지 않는 것에 더해 대폭 늘리는 것에 무게를 두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돈이라는게 미국처럼 무한정 찍어낼 수가 없는데다, 국민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보여줘야 한다고 봅니다. 이재명후보의 복지공약의 대표 키워드가 “삶의 질 향상”이던데, 그런 철학에 동의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지금은 여전히 대다수 국민의 삶의 질 보다도 사회적인 약자와 소외계층의 절망에 더 큰 경각심을 가지고 나라의 돈을 거기에 집중해야 하는 때라고 봅니다.

내가 할 일을 하고, 세금도 내고 열심히 살다 몸이 망가지고 나이가 먹어도 서럽지 않고 당당해질 자신이 있는 미래가 약속되어야 나라에 충성할 수 있는거지요. 그게 없으면 다들 한탕 해서 이놈의 나라를 뜰 생각만 하게 될겁니다. 어차피 당선가능성으로 보면, 이런 논쟁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술꾼에 깡패두목처럼 구는 윤석열 아니면 이재명 둘 중 하나라는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는데 설마 내 맘에 안든다고 다른 후보를 찍을 일은 없겠지만, 다수의 삶의 질보다 사회의 통합에 더 많은 돈과 관심을 쏟는 행보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그게 우리사회를 위해 절실함을 넘어 절박한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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