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세는 매크로장세입니다.

주식시장은 원래는 특정한 논리가 지배하지 못하게 여러 논리들이 경쟁하며 균형을 이루다가, 가끔씩은 그런 균형이 깨지면서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균형이 깨지는 순간을 임계점이라고 정의한다면, 작금의 이상한 움직임을 촉발하게 된 임계점은 연준이 물가를 통제할수 있다는 믿음이 깨져버린 올해 1분기 어느 즈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올해 1분기 중반부터는 미국 주식시장이든 우리 주식시장이든 할것 없이 하나의 통일된 주제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름아닌 “매크로”라는 컨센서스에 따라 거의 모든 종목이나 각국 시장들이 움직이고 있는겁니다. 물가가 통제하기 어려워지는 신호가 보이자 성장주들은 하나같이 맥을 못추고, 원자재 기업들은 고공행진 중입니다. 은행주들은 처음에 고금리로 잠시 잘나가다 IPO시장이 박살이 나면서 내리막을 걸었고 최근에는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하나같이 달러인덱스와 국채금리를 바라보며, 실제로도 그렇게 금리 움직임의 몇배씩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국채금리가 올라가니까 인플레이션 우려로 흔들리다, 요즘에는 반대로 경기침체 우려로 금리가 떨어지는 것에 흔들리는데, 결과는 반대이지만 본질은 같다고 할 수 있지요. 지금은 시장 참여자들의 자신감과 열정이 산산조각나다보니 매크로 지표 몇몇에 어김없이 반응하고 있는 매크로장세가 아닌가 합니다.

솔직히 이런 불안하고 하수상한 상황이 언제가 되어야 해결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봐도 “이건 연준이 나서지 않으면 미국이 절단나겠군”이라고 동의할 정도의 충격적인 상황이 나타나서 드디어 연준이 양적긴축을 포기하고 다시 유동성을 공급하는 상황이 와야지만 매크로장세가 끝나게 될지,,, 아니면 누가 봐도 이정도면 싸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될만큼 주식이 다들 싸져있는 상황에서 시장참여자들의 자신감과 야성이 회복될 때 그렇게 될지,,,

어찌 되었든 요즘은 매크로지표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자기 재산을 지키는데 애로사항이 꽃피게 될수도 있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매크로지표라고 해도 뭐 대단한 걸 알아야 하는건 아니겠지만, 최소한 최근의 분위기가 어떻고,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를 각종 금리와 환율을 통해 이해하고 있지 않는다면 설령 가치투자를 하더라도 정말 험난한 비포장도로를 주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냐면, 연초 이후 아직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버텨주는 매크로 요소가 하나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다름아닌 부동산경기죠. 국채금리가 리세션을 가르키며 반전해가고 있는 현상황에서 부동산경기까지 이에 동조해 꺽이는 추세가 나온다면 다들 아무리 빨라도 내년 말이나 올거라 생각했던 본격적 경기침체가 올해 하반기 안에 기습적으로 도래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장 충격적인 시나리오를 왜 벌써부터 걱정해야 하느냐면, 이미 전문가들 중에서는 그런 상황을 상정해서 대비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어두운 미래에 대한 두려움만 조장하는 것과, 객관적인 숫자를 신호로 삼아 냉정하게 대응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일겁니다. 저도 그걸 구분하려고 노력하는데 항상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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